‘전기차 둔화’ K-배터리 엇갈린 1분기 성적표…반등은 언제? [비즈360]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사 얼티엄셀즈의 미시간주 랜싱 합작공장. [얼티엄셀즈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며 ‘K-배터리’ 3인방(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올해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실적 직격탄을 맞은 반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추구했던 삼성SDI는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증권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1분기 매출액 5조2098억원, 영업이익 244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2.7%, 34.9% 줄어든 수치다.

업황 부진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반적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삼성SDI가 주력으로 키우고 있는 자동차전지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전지 등을 판매하는 중대형 전지 매출액은 3조원, 영업이익은 1258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그동안 럭셔리 차종 중심의 판매를 이어오면서, 수요 둔화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 2분기부터 본격적인 비중 확대가 예상되는 차세대 배터리 ‘P6’가 향후 실적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최근 46시리즈 양산 시점을 2025년으로 앞당겨 발표, 관련 수주가 연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 올해부터 P6 판매가 시작됐으며, 내년 가동 예정인 스텔란티스 합작법인(JV) 공장에서는 P6 제품만 생산, P6 비중 확대로 높은 수익성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2025년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2027년 전고체 배터리 등을 양산,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겠단 포부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 전경. [삼성SDI 제공]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에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회사는 지난 5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액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과 주요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원재료 투입 가격 시차(lagging) 영향 등으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2% 줄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 1889억원이 반영됐는데, 이를 제외할 경우 영업손실 31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자동차 전지 부문의 매출액은 3조8700억원, 영업이익은 1904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영업이익 하락 폭이 작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00억원 초반대였다. 이와 관련 특정 고객사의 배터리 구입 물량 감소에 따른 보상금이 지급됐고, 이 같은 보상금이 자동차전지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분기 말을 기점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 유럽 내 중국 셀 업체의 점유율 상승, 폴란드 공장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 등의 상황이지만, 리튬 시세가 1분기 중 안정화된 점과 판가 연동 래깅 시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 자동차전지 판가가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존 고객사들의 재고 비축 수요도 2분기 말을 기점으로 반등이 기대되고, AMPC 예상 금액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신영증권은 올해 2~4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AMPC 반영 금액이 3670억원, 4590억원, 56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SK온 제공]

SK온은 올해 1분기 적자 확대가 확실시된다. 타 경쟁사 대비 고객사 재고조정 효과가 올해 1분기에 집중됐고, 미국 출하량 감소로 AMPC 효과도 감소하면서다.

대신증권은 SK온이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8330억원, 영업손실 41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메리츠증권은 매출액 2조3009억원, 영업손실 3191억원을 예상했다.

SK온은 지난해 1~4분기 -3447억원, -1315억원, -861억원, -186억원 등 적자 폭을 줄여나가며 흑자전환이 기대됐지만, 전기차 성장세 둔화에 다시 손실 폭이 대폭 확대된 셈이다.

SK온의 북미 주요 고객사인 미국 포드의 전기차 수요 부진 등이 직격탄이 됐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SK온은 작년 4분기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 중 일부 라인에 대한 재점검 및 라인 변경을 진행 중”이라며 “포드 전기차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일부 라인을 개조해 현대차용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 수익성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 라인의 재점검 및 변경은 전후 생산 차질을 불러올 수 있어 향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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