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벨트’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갑 지역에 출마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전주혜 국민의힘 후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후보·전주혜 국민의힘 후보 블로그 갈무리]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10일 오후 4·10 총선 ‘한강벨트’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갑 투표소는 점심 이후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쌀쌀했던 오전과 달리 오후 들어 날씨가 풀리며 많은 시민들이 가벼운 복장으로 투표소를 찾았다. 특히 최근 재개발로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고덕·암사동 인근 투표소의 경우 가족 단위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많았다.
투표소 앞은 지팡이를 짚고 투표장을 찾은 어르신부터 가방을 멘 채 ‘생애 첫 투표’라며 인증사진을 찍는데 여념이 없는 학생 유권자들로 붐볐다.
강동갑 지역은 중도·부동층이 많아 이번 22대 총선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강남 3구와 인접한 강동갑은 명일 1·2동, 고덕 1·2동, 상일동, 암사 1·2·3동, 강일동을 포함하는 지역구로 여성 법조인들의 대결로 주목받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변호사 출신의 진선미 의원이다. 4선인 진 의원은 현역 지역구 의원으로 강동갑에서만 두 번 당선된 이력이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판사 출신의 전주혜 의원이 지역구 탈환에 도전했다.
‘한강벨트’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갑 지역 투표소 외부 모습. 김용재 기자 |
투표 당일, 현역 의원인 진 의원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강일동 제5투표소 앞에서 만난 주민 진모(61)씨는 “진 의원이 오랜 기간 이 지역구 의원이었는데 뭐 바뀐 것이 없다”라며 “이번엔 좀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 고여있는 물은 썩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투표소 앞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2)씨는 “지역구 의원의 경우 뒷말이 안나오고 문제가 없으면 잘하고 있다는 뜻 아니냐”라며 “새로 갑자기 온 사람보다는 기존 의원이 안정적으로 지역구를 관리할 것이라 여긴다”라고 말했다.
‘정권 심판론’과 ‘정권 지지론’도 부딪혔다. 암사제3동 제2투표소에서 만난 50대 여성 김모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만 두고 비교해도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맞다”라며 “정권에 힘을 실어 거대 야당을 견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투표소에서 만난 40대 남성 송모씨는 “윤석열 정권이 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야당에 힘을 실어야 한다”라며 “주위에서도 강동 지역은 야당 압승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제3지대에 표를 던졌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명일 제1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박모(36)씨는 “여야 후보가 모두 맘에 들지 않아서 제3지대에 표를 줬다”라며 “당선되지 않을 것을 알지만, 이렇게라도 여야 모두를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강동갑 지역구에는 ‘제3지대’ 김기수 개혁신당 후보도 출마했다.
서울 강동갑 지역 고가 아파트 단지로 꼽히는 고덕그라시움 아파트 내부에 있는 고덕제2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줄을 기다리고 있다. 김용재 기자 |
강동갑 지역의 변수로는 고가 아파트 단지의 투표율이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들의 경우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진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신축 고가 아파트 단지 고덕그라시움(37.49%), 강동롯데캐슬퍼스트(40.58%),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43.23%) 등에서 부진한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고덕그라시움에 거주하는 강모(30)씨는 “여론조사에서는 진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오는데, 막상 주위에는 민주당 지지자가 많지 않다”라며 “본투표로 가보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니냐”라며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다.
한편, 오후 3시 기준으로 강동구의 투표율은 62.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