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후보들이 10일 국회에서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만 12석을 확보하며 원내 3당으로 진입했다. 개혁신당·새로운미래는 지역구에서 각각 1석을 차지하며 ‘미풍’에 그쳤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비례대표 개표율 99.95%를 기준으로 조국혁신당은 24.25%를 얻어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36.67%), 더불어민주당 비례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26.69%)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제3정당이 두 자릿수 의석을 확보한 것은 20대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합해 38석을 얻은 국민의당 이후 8년 만이다.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조국혁신당이 12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혁신당은 조 대표의 고향인 부산과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광주·전북·전남)에서 더불어민주연합보다 많은 득표율을 확보하며 당의 존재감을 다졌다. 창당한 지 39일 만에 이룬 성적표로, 정당 역사상 유례없는 성장세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검찰개혁’에 앞장섰으나 자녀 입시 비리 문제로 불명예스럽게 퇴장했던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을 통해 여의도 정치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3년은 너무 길다’는 구호는 민주당 공천 논란 과정에서 힘을 잃었던 정권심판론을 수면 위로 꺼냈고 ‘검찰독재정권 조기종식’이라는 당의 캐치프레이즈는 ‘검찰개혁’이라는 키워드를 다시 소환했다.
‘한동훈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예고한 만큼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에서 정부 견제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아울러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소수정당과 원내 교섭단체(20석)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10일 출구조사 발표 후 “국민이 승리했다”며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선명하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제3지대 빅텐트를 구성하며 정치의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려던 여타 제3지대 정당은 미풍에 그쳤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당대표가 경기 화성을에서 42.41%를 얻어 공영운 민주당 후보(39.73%)에 신승을 거두며 12년 만에 금배지를 달았다. 이 대표는 “22대 국회에서 개혁신당은 비록 의석수는 다소 적을지 모르나, 차원이 다른 의정활동으로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개혁신당 소속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원욱(경기 화성시정)·조응천(경기 남양주시갑)·양향자(경기 용인시갑) 후보는 3위에 그쳤고, 허은아(서울 영등포구갑)·금태섭(서울 종로구) 등 전직 의원도 한 자릿수 득표율로 낙선했다.
새로운미래 역시 세종시갑 김종민 공동대표만이 유일하게 당선됐다. 김 대표는 56.93%를 득표해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43.06%)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영선 민주당 후보가 당에 재산 현황을 허위제출해 공천이 취소되면서 제1야당 후보가 없는 양자 경쟁을 한 결과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광주 광산구을에서 13.84%를 득표해 민형배 민주당 의원(76.09%)에 고배를 마셨다. 이 대표는 SNS에 “이 선거는 저에게 많은 것을 남겨 주었다”며 “대한민국의 정상화, 민주세력의 재건, 광주와 호남의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일을 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당에 합류한 현역 홍영표(인천 부평구을)·설훈(경기 부천시을)·박영순(대전 대덕구) 후보는 모두 한 자릿수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비례대표 선거에서 국민의미래는 최소 18석, 더불어민주연합은 최소 13석을 확보했고 개혁신당은 3.61%를 얻어 최소 1석을 확보했다. 3% 미만 득표 정당 중에서는 자유통일당이 2.26%, 녹색정의당은 2.14%, 새로운미래는 1.7%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현행법에 따라 비례 의석수를 정한 뒤 이날 비례대표 현황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