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 7일 북한 선적 화물선 백양산 1호로 추정되는 선박이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항구에 정박하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엑스]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밀착을 가속하는 북한과 러시아가 유엔 등이 금지한 불법 교역을 지속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10일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 7일 북한 선적 화물선 백양산 1호로 추정되는 선박이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항구에 정박하고 있다.
백양산 1호는 불법 석유 이송에 연루된 혐의로 유엔에 적발된 선박으로, 지난달에도 이 항구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달 26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와 함께 분석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같은 달 7일 백양산 1호를 비롯해 최소 5척의 북한 유조선이 보스토치니항에서 석유제품을 선적하기 위해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CSIS가 공개한 또 다른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 7일 러시아 선적 화물선 마리아호로 추정되는 선박이 북한 나진항에 정박한 모습도 확인된다.
마리아호는 북한에서 러시아로 군사 장비 및 군수품을 실어 나른 혐의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선박이다.
이들 위성사진은 국제사회의 잇단 경고에도 북한과 러시아가 불법 교역을 지속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북한제 무기 수입에 이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 화물선 운항이 지난 2월5일 이후 한달가량 중단됐다가 지난달 10일 다시 나진항에 정박한 모습이 포착됐다며 이는 한동안 뜸했던 북러 간 해상운송이 재개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을 비롯한 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대립하며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와 핵·미사일 도발로 강력한 제재를 받는 북한은 서로 협력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지난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포탄 등 무기를 러시아에 공급하고 러시아는 식량과 석유 등을 북한에 공급하는 등 불법 교역 움직임이 잇달아 확인됐다.
미국 일간 뉴스위크는 러시아가 유엔 대북 제재에 따라 허용된 정제유 상한선(연간 50만 배럴)을 위반하며 북한에 석유를 직접 공급해왔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은 해상·철도·항공을 통해 수천 개의 군수품 컨테이너를 러시아로 이송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과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7일 포착된 백양산 1호·마리아호 추정 선박에 대한 뉴스위크의 입장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