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금융위원회는 12일 유관기관 및 전문가와 함께 ‘금융부문 망분리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 망분리 TF를 통해 망분리 규제를 합리화하고, 금융업권의 IT 개발인력이 원격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등 각 분야의 개선점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망분리란 외부 인터넷망을 통한 불법적인 접근과 내부정보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업무망과 외부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망 차단 조치를 의미한다. 금융위는 지난 2013년 대규모 금융전산사고를 계기로 금융부문 망분리 규제를 도입, 2014년 말에는 전산시스템의 물리적 망분리를 채택했다.
이후 망분리 규제가 금융시스템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는 기여했으나, 금융업무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신기술 채택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유관기관 및 전문가 등으로 TF를 구성해 관련 제도의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먼저 금융위는 금융 IT분야 연구·개발망과 관련된 애로사항 해소 및 IT 개발인력의 근무 환경 개선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최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기술 기반의 금융서비스 개발은 인터넷 연결을 통한 오픈소스 활용이 필수적이나, 망분리 규제로 인해 유연한 개발 환경을 구현하기가 곤란하다는 불편사항이 있었다. 이에 따라 2022년 11월에는 망분리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연구·개발망에 대한 망분리 예외를 허용했으나 또 다시 소스코드를 내부망으로 연계하는 것이 불편해 개인신용정보의 활용이 제한되면서 실질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지기 어려웠다.
게다가 금융권은 타 분야와 달리 물리적 망분리 규제로 인해 IT 개발인력의 원격근무가 불가함에 따라 우수인력의 유출 등의 문제도 있었으며, 금융회사가 효율적인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데 불편함이 있었다. 금융위는 이같이 IT개발인력이 겪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개선사항을 모색할 계획이다.
아울러 챗GPT 등 생성형 AI 기술을 통한 업무 활용 및 금융서비스 개발 수요가 크지만 AI 기술의 특성상 외부망과의 연계가 필수적임에 따라 현행 망분리 규제와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금융위는 금융회사 등의 AI기술 활용에 제약이 되는 내·외부 시스템간 연계 및 내부 업무처리 자동화 등에 있어 개선점을 찾는다.
또 최근 업무 효율성 및 비용절감을 위해 다양한 업무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도입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금융권은 망분리 규제 등으로 인해 SaaS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존재했다. 금융위는 디지털 금융환경을 고려해 SaaS 이용을 통한 탄력적이고 혁신적인 업무 수행을 촉진하면서도 SaaS 이용에 따라 인터넷에 상시 연결되는 데 따른 보안 위험을 고려한 합리적 수준의 균형점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향후 망분리 TF 회의를 지속 개최해 오늘 논의 사항 등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해 나가겠다”며 “업계 건의사항 등을 통해 추가적인 개선 과제도 적극 발굴해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망분리 TF를 통해 논의된 과제를 모아 상반기 중 ‘금융부문 망분리 규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