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GPO/Handout via Xinhua]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란이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전면 공격하면서 이스라엘은 이란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극우 연정의 강력한 보복 요구와 미국의 대응 자제 요구 사이에서 저울질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지도부의 다음 과제는 더욱 복잡할 것”이라며 “30년 이상 직접적 대치를 피해 온 이란이 이스라엘을 처음으로 직접 공격한 것에 대해 중동을 전면적인 전쟁에 빠뜨리지 않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라즈 짐트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공격은 새로운 단계다. 첫 번째 직접적인 이란-이스라엘 전쟁”이라며 “지금은 매우 부분적이고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이스라엘과 이란 간 게임의 규칙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FT는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뒷받침하는 미국 등 국제 동맹국들과 그의 정치적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는 극우 연정 파트너들의 상반된 요구 사이에 끼어 있다.
미국은 이란의 공격 후 신속하게 이스라엘에 대응 자제를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어떤 반격도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우리는 긴장 고조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전쟁내각을 구성하는 3인 중 한 명으로 온건파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즉각 보복에 선을 그으며 “우리는 적합한 시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이란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연정의 강경파들은 일제히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극우 인사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맹렬한 공격”을 요구했다. 그는 가자 전쟁을 촉발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언급하면서 “견제와 비례의 개념은 지난해 10월 7일 세상을 떠난 개념이다. 중동에 억지력을 만들려면 영주가 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도 “우리의 대응이 대대로 중동 전역에 울려 퍼지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주저한다면, 그런 일은 없겠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의 아이들을 실존적인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짐트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어디까지 대응할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고려 사항은 미국의 입장, 그리고 대(對)이란 조치와 이란의 대응이 가자 전쟁을 계속할 수 있는 능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르면 15일 이란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전했다.
다만 “이 당국자들은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 모두가 승리감을 지닌 채 다시 거리를 둠으로써 확전을 제한할 출구가 생기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