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지전'의 한 장면.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성 없음.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제공]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맥을 못추지만 그래도 믿어” vs “7.9층, 7.8층 쭉쭉 내려오면 저가매수 나설 것”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국내 시가총액 1위 종목이자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17일 장 초반에도 ‘8만전자(삼성전자 주가 8만원 대)’ 고지를 지켜내지 못하고 7만원 대로 내려 앉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16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75%(600원) 하락한 7만94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종가(8만원) 대비 0.88% 오른 8만700원에 장을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8만8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내 급격한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8만원 대를 지키느냐를 두고 보합세를 보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7만9200원까지 내려 앉으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장 초반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오전 10시(잠정) 기준 각각 339억원, 4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이끌고 있다. 지난 15일 718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며 19거래일 만에 ‘팔자세’로 돌아섰던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 107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이날 장 초반엔 순매도세를 맨 앞에서 이끌고 있다. 기관 투자자는 지난 5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렬을 보이는 중이다.
이날 대외 환경은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은 상황이었다.
전날 한때 1400원대를 터치했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내린 1390.0원에 개장, 낙폭을 늘리며 1389원 부근에서 등락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NYSE)에선 주요 반도체주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4% 올랐고, AMD(1.96%), 브로드컴(1.40%), 마이크론(0.33%)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 덕분에 미국 증시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0.89% 오른 4720.53을 기록했다.
한때 8만6000원까지 오르며 ‘9만전자’ 현실화 기대감이 커졌던 삼성전자 주가가 ‘8만전자’ 선을 지킬 수 있느냐를 두고 사투를 벌이는 수준까지 내려섰지만, 증권가의 ‘10만전자’ 기대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최근 3개월 내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0만1840원에 이른다. 최고값은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이 제시한 11만5000원이다.
한편, 이란-이스라엘 간 군사적 긴장 고조에 따른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국내 반도체주(株)의 향방을 가를 주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업종별 마진과 공급측 유가 상승 요인간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반도체, 유틸리티 등 핵심 업종에서 부정적”이라며 “공급측 유가 상승 요인이 장기화될 경우 전체 EPS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