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트럭’. [Xinhua]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이번에는 신차 배송 지연으로 도마에 올랐다.
테슬라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1년 만에 장중 시가총액 5000억달러 선이 무너졌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 구매자들은 최근 며칠 동안 ‘사이버트럭’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연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사이버트럭의 배송일을 미뤘다고 구매자들은 전했다. 얼마나 많은 구매자들이 사이버트럭을 예정된 날짜에 인도 받지 못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테슬라는 WSJ의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사이버트럭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픽업트럭이다. 전기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디자인이 특이해 다른 테슬라 모델만큼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지만 킴 카다시안 등 유명인사들이 이용해 주목을 받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트럭이 올해 말까지는 상당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앨라배마주 버밍엄에 거주하는 맥스 파이코 씨는 지난 13일에 사이버트럭을 인도 방을 예정이었지만 전날 배송이 취소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후 4월 20일을 잠정 배송일로 통보 받았다.
테슬라는 문자 메시지에서 “당신의 차량 준비와 관련해 예상치 못한 지연이 발생했다는 통보를 방금 받았다. 내일 배송 약속은 취소해야 하며 새로운 일정이 잡히면 다시 연락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파이코 씨에게 보낸 두 번째 메시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최소 4월 20일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잠재적으로 더 길어질 수도 있다”며 ” 가능한 한 빨리 영향을 받는 모든 지역에 개선된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사이버트럭 구매자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사이버트럭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위치한 사이버트럭 구매자들은 테슬라가 배송 예정 일시의 몇 시간 전이나 며칠 전에 배송 지연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사이버트럭 배송이 지연된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한 사이버트럭 소유자는 페달 상단의 패널이 떨어져 나가면서 가속 페달이 움직이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날 이 문제를 인지했으며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제조업체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 1월 2024년형 사이버트럭과 다른 모델들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다. NHTSA는 차량이 경고등을 켤 때 글자 크기가 작고 읽기 어려워 충돌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재 사이버트럭은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주문할 수 있으며 내년에 배송 받을 수 있다.
한편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차량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테슬라는 전날 세계 직원의 10% 이상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연이은 악재에 테슬라 주가는 휘청이고 있다.
16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71% 내린 157.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5003억6000만달러다.
이날 장중에는 주가가 전날보다 4.8% 하락한 154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시총이 5000억달러(약 697조원)를 밑돌기도 했다. 테슬라 시총이 장중 5000억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26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 CEO가 지난 1월 “올해 판매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뒤 지속적으로 떨어지며 올해 들어 이날까지 약 3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