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재고 부족은 베이비부머 탓…”이사를 안가네요”

주택재고원인은
[pexels이미지]

미국의 극심한 주택 재고난이 베이비부머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릿저널은 베이비부머 세대(1946년~1964년 사이 출생)가 이사를 포기하는 것이 재고물량 부족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주택 시장은 한 세대가 집을 사 자녀를 양육하고 그 자녀가 독립하면 집을 팔고 이동해야 안정적 순환을 보이지만 현재 미국의 시장 상황에서는 이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사를 꺼리는 것은 복합적이다.

우선 이들 대부분은 모기지를 전액 상환한데다 재산세 등에서 혜택을 보고 있어 이사의 필요성이 적다. 또 현재의 금리나 물가 등을 볼 때 집을 팔더라도 유사한 수준의 주택으로 이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캥거루 족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자녀와 함께 사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이사를 꺼리면서 주택 매물 순환은 느려지고 있다.

부동산 포털 레드핀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3베드룸 이상 주택의 약 28%는 베이비부머가 소유하고 있다.

반면 베이비부머 다음인 X세대와 밀레니얼의 경우 이 비율이 각각 10%와 14%에 불과하다.

이는 10년 전 조사 당시 베이비부머의 3베드룸 이상 주택 소유비율(16%)에서 12%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이는 자녀의 독립 및 은퇴 유무와 무관하게 이들이 이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WSJ는 이런 현상에 대해 “모든 세대에 암울한 상황”이라며 “생애 첫 주택 구매자는 집을 살 돈이 없고 현 주택 소유자는 이를 팔기 어려우며 나이가 많은 주택 소유자도 성인 자녀의 근처에 살 여유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부동산 브로커들은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베이비 부머 세대가 자녀를 독립시키고 은퇴할 시점이 되면 주택 매물이 크게 늘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라며 “하지만 이제는 베이비부머 세대 대다수가 고금리와 물가 그리고 치솟은 집값 등에 경직돼 이사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신규 주택의 공급이 한정적인 만큼 이것이 주택 재고 부족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한승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