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불법 도박’ 논란을 일으킨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에게 “같이 거짓말을 해달라”며 회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미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NYT 보도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지난달 20일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사이 서울시리즈 1차전이 끝난 뒤 다저스 선수들 앞에서 영어로 “도박 중독에 빠졌고, 오타니가 대신 빚을 갚아줬다”고 했다.
오타니는 호텔에서 이와 관련한 건을 놓고 미즈하라를 추궁했다. 이 자리에서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을 했고 그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 계좌에서 몰래 돈을 뺐으며, 이를 감추기 위해 외부에 거짓 해명을 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오타니에게 ‘대신 갚은 걸로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타니는 이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즈하라의 부탁을 들어줬다면 자칫 불법 도박 공범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NYT는 “오타니는 공소장에서 이름 대신 ‘피해자 A(Victim A)’로 표기됐다고 덧붙였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지난 3월 20일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즈의 서울 개막전에 앞서 가진 회견에서 미즈하라 잇페이의 통역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연합] |
미국 연방 검사 마틴 에스트라다가 4월 1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를 기소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 |
한편 미즈하라는 최근 미국 법원에 출두했다가 보석이 허용돼 풀려났다.
지난 12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LA 연방법원 판사는 미즈하라의 보석을 허용하고 미즈하라가 어떤 형태로든 이 사건의 피해자(오타니)나 증인과 접촉하지 말 것과 도박 중독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미즈하라의 보석에는 2만5000달러(약 3500만원) 보증금이 걸렸고, 돈을 내지 않고 당사자가 서명만 하면 보석이 허용된다고 AP는 설명했다. 만약 미즈하라가 보석 조건을 위반하면 이 금액을 내야 한다.
앞서 미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은 미즈하라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달러(약 220억원) 이상을 빼돌리고 오타니의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한 혐의로 미즈하라를 기소했다.
미즈하라의 변호인 마이클 프리드먼은 성명에서 “그(미즈하라)는 오타니 씨와 다저스 구단, MLB, 그리고 그의 가족에게 사과를 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법적 절차에 계속 협조하고 있고, 이 사건을 가능한 빨리 해결하기 위해 정부(당국)와 합의에 도달해 그가 책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