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22일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관섭 실장을 포함한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진들이 사의를 표명한지 12일째만이다. 윤 대통령은 중량감 있는 중진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국정쇄신의 첫 신호탄을 쏘아올릴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정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실장의 후임 인선을 진행해왔다.
정 의원은 지난 15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김진표 국회의장과 미국·캐나다 방문에 나서 22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당겨 지난 19일 귀국했다.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2780표 차이로 패배했다.
1960년생인 정 의원은 충남 공주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16대 총선 때 충남 공주·연기에서 당선되며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내무부 장관을 지낸 고(故) 정석모 전 의원이 정 의원의 부친이다.
정 의원은 충청권에 정치 기반을 둔 인물로 국회 부의장을 지낸 5선 중진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만큼 후임 비서실장의 최대 자질로 꼽아온 ‘정무감각’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여당 내에서 굵직한 자리를 맡았다는 점에서 당정 관계 재정립을 해줄 인물로도 꼽힌다. 비교적 중도 색채가 강한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어 야당과의 소통에도 균형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윤 대통령과 친분도 두터워 현안마다 가감 없는 조언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총선 후 민심을 수용하고, 국정운영 스타일을 바꾸겠다고 한만큼 신임 비서실장 또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이후 참모진들에게 국정기조는 유지하되 스타일을 바꾸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특히 “소통 방식이 문제일 수 있다”며 국회는 물론 언론 소통 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통령실도 언론·대국민 소통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비서실장 인선을 시작으로 국정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올린만큼 추후 조직개편, 인선 등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대통령실에서는 “무엇이 됐든 비서실장 인선이 먼저”라고 밝혀왔다.
특히 이번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는 영수회담을 앞두고 있는만큼 차기 비서실장과 논의가 이뤄져야한다는 목소리가 컸었다. 신임 비서실장 인선을 통해 사의를 표명한 나머지 수석들의 거취도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부터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을 위한 날짜·형식·의제 등을 두고 물밑 조율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