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보합’을 나타냈다. 수출 회복세로 말미암아 경기에 대한 전망이 악화하진 않았지만, 아직 내수에 대한 기대는 커지지 않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다만, 주택가격전망소비자동향지수(CSI)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을 상회하면서 부동산 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늘어났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0.1%포인트 감소하면서 하락 전환했다. 정부 할인 지원 정책 등 효과로 일부 체감 물가가 내려가면서 1년 후 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판단이 미약하나마 퍼진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의 향후 1년 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낸다.
다만, 중동 불안 고조로 인한 유가 상승세 등은 이번 조사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아 앞으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지속적 안정 추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3.8%로 전월과 동일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0∼11월 3.4%에서 12월 3.2%, 1∼2월 3.0%를 기록하는 등 점차 하락하다가 3월 상승했지만, 1달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3월 농산물이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큰 폭 올랐는데, 정부에서 3월 중순부터 납품 단가, 할인 지원 등 정책을 써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 체감할 수 있는 몇몇 품목은 높았던 수준보다 내려간 영향이 있다”며 “앞으로 농산물이 좀 더 안정되면 1년 후엔 물가가 내려가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기조적으로 둔화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4월 조사에 중동 불안 등 여파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4월 소비자동향조사는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이뤄졌다. 그런데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 격화는 지난 13~14일부터 전해지기 시작했다. 중동 위기감 고조를 인지하고 응답한 집단이 비교적 크지 않다.
황 팀장은 “고환율과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뉴스가 반영이 다 되진 않았다”며 “물가가 계속 안정적으로 갈지에 대해선 좀 더 지켜봐야 하고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농축수산물(64.1%), 공공요금(47.3%), 석유류제품(35.8%)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석유류제품(+8.8%포인트), 농축수산물(+0.7%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공공요금(-6.9%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4월중 100.7로 전월과 동일했다.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내수가 제약되면서 좀처럼 전망이 밝아지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황 팀장은 “반도체 중심으로 어쨌든 수출이 계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물가가 여전히 좀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고, 금리도 높아서 소비 여력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어 더 나아지는 것은 연기가 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비지출전망CSI(110)는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주택가격전망CSI는 전월 대비 6포인트 상승해 101을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이 기준치인 100을 넘긴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부동산 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미세하나마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밖에 현재생활형편CSI(89)는 전월과 동일하고, 생활형편전망CSI(94)는 전월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수입전망CSI(99)과 현재경기판단CSI(68)는 전월과 동일하고, 향후경기전망CSI(81)는 전월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취업기회전망CSI(85)과 금리수준전망CSI(100)는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올랐다.
현재가계저축CSI(93) 및 가계저축전망CSI(96)는 전월대비 모두 1포인트 하락했다. 현재가계부채CSI(99)는 전월과 동일하고 가계부채전망CSI(97)는 전월대비 1포인트 줄었다. 물가수준전망CSI(145)는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고, 임금수준전망CSI(117)는 전월대비 1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