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겼던 고객 다시…” 신한은행, ELS 혼란 틈 타 ‘리딩뱅크’ 탈환하나

신한금융 전경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그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약진에 밀려 힘쓰지 못하던 신한은행이 지난 1분기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이다. 뿐만 아니라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이자이익 성장률을 보이며 최대 이익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연말까지 리딩뱅크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은행 1위 신한…하나·우리·농협·국민 순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간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헙은행)의 총 당기순익은 3조3748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678억원) 대비 22%(9930억원) 감소했다. 각 은행의 홍콩 H지수 배상에 따른 손실 인식으로 1조원에 가까운 순익 감소세가 나타난 것이다. 1분기 당기순익 순위는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국민 순이었다.

먼저 지난 2년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게 번번이 1등의 자리를 넘겨줬던 신한은행은 이번 분기 가장 적은 감소율을 보이며 리딩뱅크 자리를 꿰찼다. 신한은행은 지난 1분기 9286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0.3%(29억원) 감소한 수치다. 신한은행은 H지수 ELS 배상을 위해 2740억원의 충당부채를 인식했다.

1위 자리를 내어준 하나은행은 전년 동기(9707억원) 대비 13.1%(1275억원) 감소한 8432역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했다. 하나은행의 H지수 ELS 손실 배상에 따른 충당부채는 1799억원으로, 그 규모가 우리은행 다음으로 적었음에도 환율 상승에 따른 FX 환산손실 등 일회성 비용으로 손실이 커졌다.

홍콩 H지수 손실 배상액이 가장 적은 우리은행은 ‘만년 꼴찌’를 벗어나 3위에 안착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당기순익은 7920억원으로 전년 동기(8620억원) 대비 8.4%(7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이 20%대 성장률을 보이며 실적을 방어했다는 설명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6721억원) 대비 37%(2507억원)감소한 4215억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하며 4위를 기록했다. 국민은행 다음으로 가장 많은 H지수 주가연계신탁(ELT)을 판매한 농협은행은 배상으로 인해 3416억원을 손실로 인식함과 동시에 수수료·유가증권운용이익 등이 일제히 감소하며 순이익이 대폭 줄었다.

H지수 ELS 배상액의 최대 타격을 입은 국민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58.2%(5420억원) 감소한 3895억원의 당기순익에 그치며 5위로 밀려났다. 국민은행이 충당부채로 적립한 ELS 배상액은 8620억원으로, 국민은행은 3월 말 기준 H지수에 기반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배상액을 적립했다. 이에 추가 손실은 없을 거라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배상 빼면 ‘최대 이익’ 기조…신한·국민·농협銀 NIM 개선

단 각 은행들은 ELS 배상을 빼면 최대 순익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한은행은 가장 높은 이자이익 성장률을 보이며 이 기세를 몰아 최종적인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 2조5529억원의 이자이익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2조3474억원) 대비 8.8% 성장했다. 신한은행은 이자이익이 같은 기간 2조26억원에서 2조1841억원으로 증가하며 9.1%의 성장률을 보였다. 농협은행 역시 1조8549억원에서 1조9829억원으로 6% 증가했다. 이에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도 국민은행은 전년 동기 1.79%에서 올 1분기 1.87%, 신한은행은 1.59%에서 1.64%, 농협은행(카드 제외)은 1.83%에서 1.87%로 개선됐다.

반면 하나은행은 이자이익이 2조5억원에서 1조9687억원으로 1% 감소했다. 우리은행도 1조8920억원에서 1조8750억원으로 0.85% 줄었다. 두 은행의 NIM은 각각 1.68%에서 1.55%로, 1.65%에서 1.5%로 떨어졌다.

김기흥 신한은행 부행장은 “올해 대출자산성장 전략에서 상반기 중 고객기반확보를 위해 빠른 성장을 추진 중”이라며 “1분기에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으며 하반기에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전체적으로 고려한 균형있는 성장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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