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北, 러 무기 제공하면서 美 우크라 지원 ‘졸책’ 비난

북한은 국방성 군사대외사업국장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대지미사일 신형 에이태큼스(ATACMS)를 제공한 것을 두고 분쟁 확대를 부추긴다며 ‘졸책’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지난 2022년 6월 한미가 연합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를 사격하는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침공 받은 우크라이나에 지대지미사일 신형 에이태큼스(ATACMS)를 제공한 것을 두고 분쟁 확대를 부추긴다며 ‘졸책’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북한 국방성 군사대외사업국장은 2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뒷일을 감당할 수 없는 지질맞은 선택은 화난만 불러올 것이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미사일을 비밀리에 납입한 사실이 드러나 국제사회의 불안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장려하지 않는다면서 장거리미사일 납입 문제와 거리를 두던 미 행정부가 미사일 제공에 나섬으로써 분쟁 확대를 부추기는 평화파괴자로서의 본색이 더욱 유표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이번에 자기 주구들에게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까지 쥐어준 것은 최근 더욱 불리하게 번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황을 어떻게 하나 돌려세우기 위해 궁리해낸 졸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미국이 제공하는 장거리미사일은 전장의 판세를 절대로 바꿀 수 없으며 젤렌스키 괴뢰도당의 무모한 대결광기만 키워주게 될 것”이라면서 “세계가 더욱 불안전해진 미국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워싱턴의 패배상을 목격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비난했다.

담화는 그러면서 “미국은 그 어떤 첨단무기로도, 그 어떤 군사적 지원으로도 영웅적인 러시아 군대와 인민을 당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사거리 300㎞의 지대지미사일인 신형 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는 사실을 작전상 보안을 이유로 뒤늦게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영토 내에서만 사용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국이 분쟁에 직접 개입했다면서 자신들의 ‘특별군사작전’ 결과는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 국방성 군사대외사업국장의 담화는 러시아의 이 같은 입장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북한은 국방성 군사대외사업국장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대지미사일 신형 에이태큼스(ATACMS)를 제공한 것을 두고 분쟁 확대를 부추긴다며 ‘졸책’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지난 2022년 6월 한미가 연합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를 사격하는 모습. [헤럴드DB]

특히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적극적으로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적반하장 격이라 할 수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북한은 지난해 여름부터 막대한 양의 포탄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수천 개의 컨테이너를 러시아로 넘겨 보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한글이 표기된 북한제 포탄과 함께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의 파편이 잇따라 발견됐다.

아울러 통상 오전에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던 북한이 지난달 22일 이례적으로 오후에 핵반격훈련의 일환으로 실시한 600㎜ 초대형방사포 KN-25 시험발사 역시 러시아 수출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당시 북한을 방문중이던 러시아 군사대표단이 초대형방사포 KN-25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신형 에이태큼스를 제공한 배경으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을 조달받아 우크라이나 민간인 공격에까지 사용했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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