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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대구지방법원이 이달 비의료인이 문신 시술을 하는 것이 적법한지를 따져보는 국민참여재판을 연다. 전국 법원 가운데 처음이다.

3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법 제12형사부(어재원 부장판사)는 오는 13~14일 의료인 신분이 아님에도 다수 고객에게 눈썹 문신을 시술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고인 A씨는 2020년 9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대구 중구 소재 피부미용업소에서 문신 시술용 기기와 색소, 마취크림 등을 사용해 419차례 고객에게 눈썹 문신 시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간 A씨는 1회당 13만~14만원의 비용을 책정한 눈썹 문신 시술로 5164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한 관련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2022년 11월 약식 기소했다. 이후 법원이 A씨에게 벌금형을 명령했으나 A씨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하면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이어지게 됐다.

국내에서는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본 대법원판결 이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처벌해 왔다.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도 의료인만이 문신 시술을 하도록 허용하더라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청주·부산지법 등 일부 하급심에서는 문신 시술 행위가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해도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노형미 대구지법 공보판사는 “의료인 등 전문가의 의견과 일반 국민인 배심원의 의견을 청취해 문신 시술 행위가 의료법 등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국민참여재판을 열기로 했다”며 “피고인과 변호인, 검찰 간 치열한 논쟁이 오가는 공론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