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일본 야마나시현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후지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 관광 성수기인 노동절 연휴(5월 1~5일) 동안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보다 일본에 대한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고, 비자 면제국도 인기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여행사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관광객의 일본행은 늘어난 데 비해 한국행은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노동절은 춘제(중국 설)와 국경절에 이어 세 번째로 긴 연휴로, 이 기간 소비 흐름은 중국 경제 전반을 살필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특히 올해의 역우 원래 주5일제에 따라 휴무인 지난달 28일 일요일과 오는 토요일 11일에 출근을 하도록 조정하고, 그렇게 생긴 대체 휴일을 노동절 당일 및 휴일에 붙여 5일짜리 연휴를 만들었다. 사실상 소비와 관광 분야 내수 진작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중국 여행사 티안핑은 한국으로 가는 비자를 발급 받은 사람들의 수가 2019년 대비 최소 3분의 1 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대신 일본으로 향하는 비자는 같은 기간 대비 최소 20%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돌파하는 등 34년 만에 최대 엔저로 여행 수요가 높아졌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들은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여행지는 일본이며, 태국과 한국 등이 뒤를 잇는다”고 말했다.
중국인이 별도의 비자 발급 없이 방문할 수 있는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을 향하는 항공권 예약은 30% 이상 늘었다. 사우디, 이집트, 아렙에미리트, 터키, 카타르 등 장거리 여행도 수요가 급증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이밖에 영국, 헝가리, 아일랜드, 스페인, 크로아티아 등 유럽국가도 인기 여행지라고 소개했다.
장후이지 중국 지린대학 동북아학 교수는 “중국 여행객들은 이제 해외 여행을 위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관광객들은 한국 외에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많은 나라들이 중국에 무비자 입국을 제공하고 있어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더욱 편리해졌다”며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비자 신청 등 절차가 복잡해 편의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3명 중 1명은 중국인일 정도로 그 비중이 많았지만, 지난해 3월까지 이 비율은 5명 중 1명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