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르노코리아·KG 모빌리티(KGM) 등 국내 중견 완성차 3사가 지난달 해외 시장에서 나란히 웃었다. 내수 시장에서는 좀처럼 부진을 털어내지 못했지만, 수출 효자 모델의 선전에 힘입어 수출 실적은 모두 두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GM한국사업장은 4월 한 달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총 4만442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7% 판매 늘어난 수치다. 이로써 2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다만 내수와 해외 판매 실적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2025년형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레드라인 외관 |
GM 한국사업장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절반(56.1%↓) 수준인 229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7% 늘어난 총 4만2129대를 기록해, 25개월 연속 전년 동월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차종은 단연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파생모델 포함)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4월 한 달 동안 전년 동월 대비 96.3% 증가한 총 2만6134대가 해외 시장에 판매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1~4월 누적 해외판매량은 9만3510대로 전년 대비 178.3% 급증했다.
특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올해 1분기 미국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 및 파생 모델들과 더불어 39.5%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조사됐다.
르노코리아 쿠페형 SUV 뉴 르노 아르카나 |
르노코리아 역시 올해 내수 시장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하지만 수출은 눈에 띄는 상승곡선을 그리며 대조를 이뤘다. 지난달 르노코리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1만572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전년 대비 1.2% 감소한 1780대를 판매했으나, 수출의 경우 같은 기간 13% 늘어난 8792대로 상승세를 주도했다.
르노코리아의 수출 실적을 견인한 모델은 쿠페형 소형 SUV인 르노 아르카나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모두 8367대가 팔렸다. 이는 전월과 비교해 70.9%, 전년 동기 대비 49.7% 늘어난 수치다.
아르카나의 지난달 수출 물량이 브랜드 전체 판매량(내수 시장 포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3%에 달한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사명을 기존 ‘르노코리아자동차’에서 ‘르노코리아’로 변경하고, 공식 엠블럼도 다이아몬드 형상의 ‘로장주’로 변경하는 등 브랜드 전략 재편에 나선 바 있다.
새로운 브랜드 전략의 일환으로 르노는 같은 달 로장주 엠블럼을 비롯해 다이아몬드 모티프 그릴, 크리스탈 리어 램프 등 새로운 브랜드와 디자인을 적용한 ‘뉴 르노 아르카나’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KG 모빌리티 토레스 |
KGM은 토레스와 전동화 모델 토레스EVX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GM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34.4% 줄어든 366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수출은 같은 기간 40.1% 늘어난 6088대를 기록하면서 내수 부진을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토레스와 토레스 전동화 모델은 해외 시장에서 각각 1933대, 1699개씩 팔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전월 판매량과 비교하면 각각 87.3%, 64.6% 증가한 수치로, 두 모델이 지난달 브랜드 전체 수출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다. 토레스 시리즈의 선전에 힘입어 KGM은 두 달 연속 수출 6000대 판매를 넘어섰으며, 지난 1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KGM은 수출 물량 증가를 위해 지난 3월 튀르키예와 뉴질랜드 시장에서의 토레스 EVX 시승행사를 벌였다. 이어 유럽 시장 KGM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유로스포츠 글로벌 마케팅 활동, 그리고 중남미 및 아태지역에서 ‘고객 케어 순회 서비스’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서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