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을 당한 A 씨(좌)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매장 CCTV에는 임 씨가 A 씨를 폭행하는 모습(우)이 그대로 찍혔다.[JTBC 사건반장 캡처]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SNS로 집요하게 스토킹을 한 남성의 요구에 못이겨 한번 만나줬더니 성관계를 요구받았고, 이를 거절했다가 무차별 폭행당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자영업자인 30대 여성 A씨는 지난 3월 4일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에서 30대 남성 임모 씨로부터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
둘은 이 날 처음 만난 사이였는데, 성관계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것이다.
A 씨가 임 씨를 알게 된 것은 지난 2월이라고 한다. 임 씨가 갑자기 카카오톡으로 "누나 저 임○○이에요. 기억 나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 시작이었다.
A 씨는 임 씨를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고, 친구 등록도 돼 있지 않은 상태였는데, 임 씨는 “저 지금 논현동에서 모임 중인데 오실 수 있으세요?”라고 요구했다.
A 씨는 임 씨의 요구를 거절했으나, 임 씨는 이후 약 한 달 간 계속해서 '만나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스토킹을 하기 시작했다.
A 씨는 “자영업자다 보니 혹여나 안 좋은 소문이라도 날지 걱정돼 손님 응대 차원에서 좋게 좋게 받아줄 수 밖에 없었다”고 했지만, 임 씨의 요구를 받아주지는 않았다.
A 씨의 계속된 거절에 임 씨는 욕설과 폭언을 하며 스토킹을 계속했다. 임 씨는 “××× 없다”, “가진 게 많냐. 네가 뭐 얼마나 대단하냐”, “미쳤다” 등 괴롭힘을 이어나갔다.
A 씨는 임 씨의 연락처를 차단했지만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사과에 차단을 풀어줬다.
그러다 사건 당일 임 씨는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공황 장애가 올 것 같다”, “한번만 만나서 고민 상담 좀 해달라”고 했다. A 씨는 아무리 거절해도 안되니 '차라리 만나서 담판을 짓자'는 생각에 임 씨를 매장으로 불렀다고 한다.
매장에 찾아온 임 씨는 회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가 싶더니 갑자기 돌변해 성관계를 요구하며 강간을 하려 했다. 약 2시간 가량 옷을 벗기려 들고, 몸을 만지는 등 추행을 하며 집요하게 성관계를 요구했다 한다.
그러다 결국 성관계를 거부당하자 임 씨는 A 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업어치기를 하는가 하면, 얼굴에 마구 주먹질을 했고, 코뼈가 부러져 얼굴을 감싸며 고통스러워 하는 피해자 뒤에서 유사성행위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20여분간 지옥같은 폭행이 계속됐고 매장은 피범벅이 됐다고 한다. 임 씨가 도주한 뒤에야 A 씨는 겨우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A 씨는 폭행으로 손목뼈 골절, 뇌진탕 등 전치 6주의 진단을 받고 두 달간 병원 신세를 졌다. 현재도 15분 이상 걸을 수 없고 주먹을 쥘 수 없는 상태이며, 트라우마로 인해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잘 수 없다고 한다.
임 씨는 유사 강간상해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다. 조사에서 그는 A 씨와 약 5년 전 ‘앱’을 통해 잠깐 대화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임 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임 씨는 A 씨에게 직접 사과를 한 적은 없으며, 합의를 종용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