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다음주 초 라인야후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 이후 모든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겠다던 국민의힘이 입장을 전향한 것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라인야후 사태 외 현안질의도 요구하는 점과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다음주 초 열릴 예정인 라인야후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반일 프레임을 걸고 나올 수 있지만 상임위가 열릴 경우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채상병 특검법을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이후 ‘상임위 보이콧’을 유지하던 국민의힘이 2주 만에 상임위 참석을 선언한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는 오는 21일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복수 관계자는 전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16일 오후 과방위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소집했지만 과방위원장인 장제원 의원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이후 개최’ 요구를 수용해 소집요구를 철회했다.
이러한 기조 변화는 라인야후 사태 관련 여론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태 초반 윤석열 정부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야권에서 ‘반일 프레임’까지 걸자 ‘무대응’보다는 ‘맞대응’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때도 민주당이 반일감정을 이용해 여론전을 펼쳤지 않았냐. 그때도 당에서는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를 띄웠다”며 “이번에도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전향적 태도에도 의사일정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여전히 국민의힘에서 반대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 남발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예산 낭비논란 관련한 현안질의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과방위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문제보다 시급한 현안이 라인야후 사태”라며 “국민의힘은 해당 사태 이외 현안질의에는 동의해줄 수 없다. 간사 간 추가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도 변수다.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시사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오는 21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에서 이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 현안질의를 단독으로 추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감지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 통과 이후 특검법과 관련 없는 상임위마저 열리지 않고 있다”며 “다음주 윤 대통령의 선택이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봤다.
한편 국민의힘은 채상병특검법 재의결에 앞서 ‘이탈표 단속’에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공개적으로 (재의결 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과도 대화할 예정”이라며 “전체적으로 의원님들께서도 당론을 지키자는 큰 틀에서 입장변화는 없으시고 (당론에) 공감해주고 계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