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교회에서 온몸에 멍이 든 채 쓰러졌다 숨진 여고생이 학대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17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온몸에 멍이 든 상태로 숨진 여고생 A(17)양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인은 폐색전증으로 추정된다”며 “학대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폐색전증은 폐동맥에 피 찌꺼기나 다른 이물질이 생겨 막히는 증상이다.
경찰은 국과수 구두 소견을 검토해 전날 A양을 학대한 혐의로 긴급체포한 50대 여성 신도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신청했다. B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오는 18일 열린다. 경찰은 B씨 학대 행위가 A양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B씨는 최근 인천에 있는 한 교회에서 함께 생활하던 A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지난 15일 오후 8씨께 A양이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었다며 직접 119에 신고했다. A양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4시간 뒤 숨졌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A양은 온몸에 멍이 든 채 교회 내부 방에 쓰러져 있었다. 두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결박된 흔적도 발견됐다. 이와 관련 교회 측은 “평소 A양이 자해해 B씨가 손수건으로 묶었던 적이 있다”며 “멍 자국도 자해 흔적”이라고 주장했다.
A양 어머니는 지난 1월 남편과 사별한 뒤 3월부터 딸을 지인인 B씨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어머니와 함께 살던 세종시에서 인천으로 거주지를 옮긴 뒤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고 학교도 다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