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상호금융 규제 조인다…“건전성·영업행위·지배구조 정비할 것”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금융위원회가 그간 규제 사각지대에 존재해 온 상호금융권에 대해 ‘동일업무-동일규제’라는 대원칙 하에 규제 차이를 해소하겠다고 나섰다. 각 상호금융권 중앙회에 다른 금융기관에 준하는 규제 체계를 갖추되, 조합별 특성에 맞게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또 최근 우려를 낳고 있는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영업행위, 지배구조 등에 대한 정비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새마을금고 등 일부 상호금융 조합들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만큼, 배당을 자제하고 이익금을 내부 유보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상호금융정책협의회 개최…금융위, 부동산PF 정책 이행·조합별 건전성 관리 주문
[출처 금융위원회]

금융위는 지난 20일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 함께 2024년도 제1차 ‘상호금융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금융위는 이번 1차 회의를 시작으로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제고 및 영업행위 규제 정비 ▷투명한 지배구조 등 관련 제도를 지속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금융위는 이번 상호금융정책협의회에서 지난 14일 발표한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상호금융기관의 이행을 요청했다. 부동산 PF 정상화를 위해 상호금융업권의 사업성 평가기준을 개선하고 사업성이 충분한 대다수의 정상 사업장에 대해서는 차질없이 금융을 공급하는 한편, 일부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평가를 거쳐 재구조화·정리를 하도록 요청한 것이 주요 골자다.

다음으로 금융위는 관계부처와 상호금융업권의 건전성유동성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기관별 관리계획을 논의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각 중앙회를 중심으로 조합별 유동성 현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유동성 비율 개선 등을 유도하는 한편, 유사시 전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위기관리 계획을 지속 점검정비해 상호금융업권 및 금융산업 전반에 시스템 리스크가 확산되지 않도록 면밀히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합]

특히 최근 새마을금고가 건전성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약 4800억원 수준의 ‘배당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금융위는 “최근 상호금융업권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만큼 조합 차원에서 배당 자제 및 이익금 내부 유보 등 다각적인 대응여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상호금융업권은 건전성 제고를 위해 각 중앙회를 중심으로 부실채권 매각 확대 및 경공매 활성화, 조합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 상향 지도 등을 추진 중이며, 앞으로도 개별 조합에 대한 이행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여신 재구조화 등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상호금융 규제차이 없앨 것…건정성 제고 중요”

금융위는 이날 ‘동일 업무 – 동일 규제’ 대원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간 상호금융기관은 조합원 중심의 지역서민금융기관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여타 금융기관보다 느슨한 규제가 적용돼 왔는데, 최근 지역 내 상업 금융기관 수준 이상의 외형을 가진 조합이 늘어나고 부동산 PF·공동대출 등 새로운 영업행태가 확산됨에 따라 외형과 실질에 걸맞는 건전성 관리 및 영업행위, 지배구조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회의 참석자들이 상호금융업권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을 고려해 금융기관에 준하는 규제 체계를 갖추되, 다양한 조합의 특성에 맞게 규모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에 상호정책금융협의회에서는 ▷건전성 제고 ▷영업행위 규제 합리화 ▷투명한 지배구조 마련 등에 대한 제도 정비방안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다 체계적인 규제정비를 위해 규제개선 과제에 대한 각 중앙회개별 조합의 의견과 금융당국 의견을 각 부처와 공유검토한 후 상호금융 정책 협의회에서 협의확정하는 체계를 구축운영한다.

[출처 금융위원회]

특히, 금융위는 상호금융업권이 국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선 건전성 제고방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상호금융업권의 ▷위기대응능력 강화를 위한 최소자본금 규제 정비 등 자본금 확충 유도 및 손실 흡수능력 제고 방안과 ▷부실 확대 방지를 위한 거액여신한도 제도화 등 조합 및 중앙회의 여신관리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금융위를 비롯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관계기관은 이날 논의한 ‘상호금융업권 건전성 제고방안’에 대해 실무협의를 거쳐 단기과제는 신속히 추진하고, 경제여건 및 상호금융업권 영향 등에 따라 추가 검토가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추진 방식 및 일정 등 세부사항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지배구조 개선, 영업행위 규제 정비 등에 대해서도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제도개선 과제 발굴 및 추진방안 등도 논의하기로 했다.

각 관계기관 참석자들은 “그간 고금리고물가 지속 등으로 경제여건이 엄중한 상황 속에서 상호금융업권이 직면한 위기상황을 원만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계기관과의 유기적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상호금융은 조합원 중심의 공동유대에 기반한 지역서민금융기관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다시 되새기고 각 중앙회와 조합은 현재 겪고 있는 건전성 악화 요인을 되돌아보면서 뼈를 깎는 각오로 자구노력을 마련하고, 조합원 등 이해관계자와 긴밀히 소통해나갈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행안부 등 관계부처도 “상호금융업권이 마련한 자구책뿐만 아니라 최근 발표한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 등의 건전성 제고 노력이 실제 현장에서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기로 했다”며 “앞으로 금융당국도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확보와 체계적인 규제 정비를 위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소통하고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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