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올해 첫 ‘비관’ 전환

소비심리지수는 지난 1월 101.6을 기록한 뒤 이후 4월까지 100 이상을 유지했으나, 5월 들어 처음으로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더 이상 내수 심리가 낙관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사진은 서울 명동에서 한 관광객이 음식점 메뉴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

고물가, 고금리에 환율·유가 상승 우려감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올 들어 처음으로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4로 지난달 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 ~ 2023년 12월)를 기준값(100)으로 한다. 즉, CCSI가 100보다 커야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란 뜻이다.

소비심리지수는 지난 1월 101.6을 기록한 뒤 이후 4월까지 100 이상을 유지했으나, 5월 들어 처음으로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더 이상 내수 심리가 낙관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국내총생산(GDP) 등을 보면 소비가 나아졌다고 나오기도 했고 수출은 반도체 중심으로 호조세란 뉴스도 계속 나와 심리적으로 영향이 아주 없을 것 같진 않지만, 체감하는 물가나 금리 부분이 워낙 높은 수준으로 장기화해 소비여력이 없어 이번달에 특히 더 많이 빠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금리수준전망CSI가 104로 4포인트 상승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졌다는 의미다.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물가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물가수준전망CSI(147)는 농산물, 외식서비스 등의 체감 물가가 높은 수준을 보이며 2포인트 올랐다.

물가인식 자체는 3.8%로 전달과 동일했으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2%로 전달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62.0%), 공공요금(48.2%), 석유류제품(36.3%) 등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황 팀장은 “진짜로 물가가 ‘이제 내려가겠구나’라고 느껴져야 내려갈 텐데, 지금도 먹거리와 공공요금 등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게 느껴지고 있다”며 “2%대로 내려가는 게 쉽지는 않은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주택가격전망CSI(101)는 전달과 동일했다. 고금리 부담에도 아파트매매가격 상승 전환 기대 등으로 주택 가격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이밖에 세부 CSI를 종류별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CSI(88) 및 생활형편전망CSI(92)는 전달 대비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CSI(97) 및 소비지출전망CSI(109)도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낮아졌다.

현재경기판단CSI(67)는 및 향후경기전망CSI(79)는 전달 대비 각각 1포인트·2포인트, 취업기회전망CSI(83)는 2포인트 줄었다.

현재가계저축CSI(92) 및 가계저축전망CSI(95)는 지난달과 비교해 모두 1포인트 하락했다. 현재가계부채CSI(100)는 및 가계부채전망CSI(98)는 전달 대비 모두 1포인트 상승했다. 임금수준전망CSI(116)는 1포인트 감소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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