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대구시 제공]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저격하며 탈당을 시사하는 듯한 언급을 이어가자 친윤(친윤석열)계에서 맞불을 놨다. 다만 홍 시장은 자신의 발언이 탈당을 뜻한 것이 아니었다며 친윤계와 한 전 위원장을 거듭 비판했다.
홍 시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또다시 초짜 당 대표가 되면 이 당은 가망이 없어 나도 거취를 결정할지도 모른다"며 "우리를 지옥으로 몰아넣은 애한테 굽실거리기보다는 새살림 차리는 게 그나마 희망이 있다"고 했다.
이어 21일에는 페이스북에 "(내가) 지난 대선 경선 때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졌을 때부터 정나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마지막 한 가닥 기대를 걸었는데,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앞에서 모두 굽실거리며 떠받드는 것을 보고 더더욱 배알도 없는 당이라고 느꼈다"면서 "더 기가 막힌 것은 총선을 말아 먹은 애한테 또 기웃거리는 당내 일부세력들을 보고 이 당은 가망이 없다고 봤다"고 했다. 이러한 발언을 두고 그가 탈당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친윤계로 분류되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홍 시장을 두고 "더 빨리 나가셔도 좋다"면서 "아무도 안 따라 나갈 것"이라고 저격했다. '찐윤(진짜 친윤석열계)'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도 한 유튜브 방송에서 홍 시장을 향해 "당에 분란이 오는 말씀을 좀 줄여주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 시장은 22일 "내가 지난 30여 년간 이 당을 지키고 살려온 뿌리인데 탈당 운운은 가당치 않다"며 "이리저리 흘러다니다가 한자리 꿰차고 이 당으로 흘러 들어와 주인인 양 행세하는 자들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했다.
이어 "'찐윤'은 찐드기처럼 윤 대통령에 기생하는 진드기란 뜻인데 정작 본인들만 그 뜻을 모르고 있다"며 "윤석열 후보에게 당이 한번 점령 당했으면 됐지, 문재인 믿고 우리를 그렇게 못살게 괴롭힌 어린애에게 또다시 점령 당하란 말이냐"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그런 배알도 없는 당이라면 해체하고 다시 시작하는 게 한국 정통 보수정당을 살리는 길이라는걸 지적하는 것"이라면서 "단순한 문장 하나 해독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참 아쉽다"고 '탈당설'엔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