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가르침 담은 송광사 ‘9폭 불화’…20년 만에 국보 승격

송광사 전경. [송광사]
국보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가 국보로 지정됐다. 송광사 영산회상도. [국가유산청]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석가모니의 일생을 담은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됐다.

27일 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를 20여 년 만에 국보로 지정했다.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2003년 보물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 국보 지정은 지난 17일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이름을 바꿔 출범한 뒤로 첫 사례다.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1725년(조선 영조 1) 제작된 불화로 영산회상도 1폭, 팔상도 8폭으로 구성됐다.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 영산회상도 1폭, 팔상도 8폭으로 구성됐다. [국가유산청]

영산회상도는 석가모니가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불화다.

팔상도는 석가모니 생애에서 역사적인 사건 8개를 주제로 한 불화다. 팔상은 불교문화권에서 공유되는 개념이지만 이를 구성하는 각 주제, 도상, 표현 방식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초기에는 ‘월인석보’(月印釋譜)의 변상도(경전 내용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그림)를 차용한 팔상도가 제작되다가 후기에는 ‘석씨원류응화사적’에서 제시된 도상으로 바탕으로 한 새로운 형식의 팔상도가 유행했다. 송광사 팔상도는 이 조선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송광사 팔상도 8폭 중 ‘도솔래의상’ [국가유산청]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제작 연대는 물론 의겸 등 불화를 그린 화승도 명확히 알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 전각에 영산회상도와 팔상도를 일시에 조성해 일괄 봉안한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기도 하다. 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영산회상도의 다양성과 팔상도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 구성과 표현의 예술적 가치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