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난항…‘노노 갈등’ 분위기도 감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촉구하며 문화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안을 두고 좀처럼 합의점을 차지 못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날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8차 본교섭에 나섰다.

노사는 앞서 지난 21일 임금 실무교섭 당시 ‘타결을 위해 노력하자’며 합의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이날 본교섭에서는 사측 교섭위원 2명의 교섭 참여를 두고 노사 간 견해차를 보이면서 정작 임금협상 안건은 다뤄지지 못했다.

노조 측이 사측 교섭위원 2명의 배제를 요청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교섭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추후 교섭 일정조차 정하지 못했다.

노조는 교섭 이후 조합원들에게 “안건을 다루기 전 사측 교섭위원 2명에 대한 입장 대립으로 인해 고성이 오갔고, 교섭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사측이 교섭장을 이탈해 파행됐다”고 전했다.

노조는 사측의 교섭 의지가 크지 않다고 보고 오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 간 교섭 파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 노조)이 전삼노의 행보를 비판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노노 갈등’이 확산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국노총 산하인 전삼노는 지난 24일 서초사옥 앞에서 단체행동을 열면서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전삼노가 상급단체를 바꾸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초기업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전삼노의 쟁의 행위에 대해 “상급단체를 통한 조직화와 위력 강화에만 집중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 “노동조합의 취지에 맞게 삼성 직원들을 위하는 교섭에 집중하고 노사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초기업 노조는 “협상 과정에서 쟁의나 시위를 통해 협상력의 우위를 높일 수는 있지만, 그 방법에 있어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하는 행위는 결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초기업 노조에는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지부 등 5개 노조가 참여한다. 조합원 수는 총 1만9800명에 이른다.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2만8000여 명으로,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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