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사망 사건 기록 450페이지 분량… 오늘부터 소환조사

27일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에 군사경찰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이 부대에서는 최근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강원도 인제의 한 부대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던 도중 숨진 육군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중대장과 부중대장 등 2명을 혐의자로 보고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약 450여 페이지에 이르는 군 사건기록 검토를 완료하고 오늘(29일)부터 군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강원경찰청은 지난 28일 군으로부터 이첩받은 육군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450여 페이지에 이르는 사건기록 검토를 완료하고 이날부터 군 내부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본격화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은 중대장과 부중대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및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수사대상이 사단 수뇌부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현재로선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앞서 이번 훈련병 사망 사건을 조사한 군은 지난 28일 중대장과 부중대장 등 군 간부 2명을 혐의자로 특정하고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 사건 발생 당시 해당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훈련병에게 군기훈련(얼차려)를 지시하는 과정에서 완전군장 상태로 1.5㎞를 걷거나 뛰게 하고, 팔굽혀펴기 등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 위로 먹구름이 드리워 있다. 이 부대에서는 최근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께 강원도 인제의 한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다.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이틀 만인 25일 오후께 사망했다. 군기훈련은 지휘관이 군기 확립을 위해 규정과 절차 등에 따라 장병들에게 지시하는 체력단련과 정신수양 등을 말한다. 지휘관 지적사항 등이 있을 때 시행되고 일명 ‘얼차려’라고도 불린다.

사망한 훈련병은 당시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도는 군기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기훈련 규정에 따르면 완전군장 상태에서는 걷기만 지시할 수 있지만, 사건 당시에는 훈련병에게 구보까지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망한 훈련병은 쓰러지기 전까지 완전군장 상태로 팔굽혀펴기도 지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기훈련 규정에 따르면 팔굽혀펴기는 맨몸 상태로만 지시할 수 있다.

한편 이날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번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수사받고 있는 중대장에 대해 군에서 ‘불안 증세’ 등을 이유로 특별한 보호조치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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