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위해 쌓았다”…노르웨이 국부펀드 ‘자원의 저주’ 겪지 않은 이유 [헤경이 만난 사람 - 밀리 버그 노르웨이 국부펀드 NBIM 애널리스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1조7128억달러)와 맞먹는 1조6000억달러(2200조원)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 노르웨이의 국부펀드 ‘노르웨이 정부 연금 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투자관리청(NBIM)은 전세계 70개국, 9000여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국부펀드는 국가가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을 늘리기 위해 운용하는 특별 투자펀드의 일종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중동계 국부펀드와 함께 막대한 석유 수입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흔히 ‘오일펀드’라고 불린다. NBIM와 함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투자청, 사우디 통화청, 쿠웨이트 투자청, 카타르 투자청 등이 대표적이다. 1969년 북해에서 유전이 발견된 노르웨이는 전 세계 석유 수출액 7위, 천연가스 수출액 3위인 자원 부국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왜 노르웨이가 중동계를 제치고 최대 국부펀드가 되었을까. 노르웨이 국민들은 석유 수익을 당장 쓰지 않고 미래 세대를 위해 국부펀드에 차곡히 쌓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보통 석유자원이 발견되면 오일머니라고 해서 흥청망청 쓰다보면 오히려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는데, 노르웨이는 이를 후세대와 미래 국가 발전을 위해 사용하도록 법으로 정해놓기까지 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노르웨이국부펀드는 중동계와 달리 기금을 미래 후손을 위한 기금으로 쓰여야 한다는 체계가 초기부터 잡혀 있었다”며 “투자 비중의 70%가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구성한 점도 운용 수익을 크게 쌓을 수 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 상반기에는 기술주들이 급등하면서 주식투자 분야에서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1분기 주식 부문 수익률은 9.1%, 채권 부문 수익률은 -0.4%로 집계됐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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