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한 유명 인터넷 방송인(BJ)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1-3부(이수민 부장판사)는 지난 30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정보통신망법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과 강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남성 BJ A(40)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2월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A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1심보다 높은 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1심 때 A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하고 항소심에서는 징역 5년을 구형했으나, 선고된 형량은 대폭 줄었다.
A씨는 2020년 5월 아프리카TV 개인 방송에서 전 여자친구 B씨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예고하며 협박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같은 해 2개월가량 B씨와 사귄 뒤 이별을 통보받자 계속 만나자고 연락하다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B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며 허위 제보 글을 작성해 30개 언론사 기자에게 이메일로 보냈고, B씨가 다니던 회사 인터넷 게시판에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보낸 메시지가 스토킹처벌법상으로는 유죄가 될 수 있으나, 정보통신망법상으로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유발하는 문언을 상대방에게 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일부 무죄 판결했다.
한편 B씨는 지난해 2월 1심 선고 20여일 뒤 약을 과다 복용해 응급실로 옮겨졌으며 의식불명 상태로 요양병원에서 지내다가 지난해 9월 결국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