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 교외 켈라니야에서 한 남성이 홍수로 물을 헤치고 지나갔다.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인도 북부가 최근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불가마 폭염’으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웃 섬나라 스리랑카에선 몬순 우기 홍수로 10여명이 숨지는 등 자연재해 피해가 속출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매체가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스리랑카 재난관리국(DMC)은 최근 갑작스러운 홍수로 14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수도 콜롬보 인근에서 가족 3명이 홍수에 휩쓸렸고, 11세 소녀와 20세 남성은 산사태로 밀려든 진흙더미에 매몰됐다. 다른 9명은 지난달 21일 이후 강해진 몬순으로 나무 등에 깔려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DMC는 이날 “지난 24시간 동안에만 10명이 사망했고 5명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이날 오전부터 150㎜ 이상 폭우가 쏟아진 콜롬보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갑자기 큰 비가 쏟아지면서 콜롬보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항공기들이 기수를 지방 공항으로 돌리기도 했다. 콜롬보 인근 주요 고속도로도 물에 잠겼다. 지난주에는 물에 빠져 죽은 어린 코끼리 7마리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비 피해는 전국 25개 디스트릭트(주 아래 행정구역 단위) 중 20곳에 걸쳐 발생했다. 기상 당국은 앞으로 이틀 정도 전국에 더 큰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DMC는 “강풍과 천둥을 동반한 강력한 폭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정부는 3일 하루 전국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고, 항공기를 이용해 시골 지역 폭우 관련 환자를 큰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각 의료기관 등에 비상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의 몬순 우기는 6월께 남쪽부터 서서히 시작해 9월까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홍수 등 남아시아의 자연재해가 해를 거듭할수록 강해지고 예측하기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도에선 최근 북부와 서부 등을 중심으로 50도 안팎의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도과학대학(IIS)의 구프란 베이그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최근 기록적인 기온 상승 등은 결국 기후변화와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