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판결’에도 지지율 탄탄…‘트럼프 2.0’ 시대 미 경제는? [세모금]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월 31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굳건하면서 미국 투자자들도 ‘트럼프 2.0’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는 재집권시 중국에 관세를 대폭 올리고 미국인의 세금을 감면하겠다고 하는 등 파격 공약을 내걸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주식 시장이 활발해지고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31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가 트럼프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다. [로이터]

트럼프 전 정부 당시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 500이 68% 상승한 바 있다. 반면 바이든 정부 기간에는 38% 상승에 그쳤다. 로이터는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세금 인상안을 파기하면 트럼프의 두 번째 집권 기간 주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캠프가 정부의 금융 규제 권한을 축소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카슨그룹의 소누 바르헤스 글로벌 거시전략가는 “트럼프 정권에서 법인세 인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화석 연료 생산 등 친환경 정책과 거리가 멀지만 기업에겐 유리한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트럼프 2.0’에서 예상되는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보호 무역이 오히려 미국 경제를 침체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이 실현되면 인플레이션 유발 등 각종 손해로 이어진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도이체뱅크 분석가들은 “트럼프의 무역 보호주의가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을 대가로 치르는 ‘부정적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에서 수익을 창출하거나 중국과 공급망 연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다국적 기업도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모여 있다. [AP]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관세율 60%를 적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보다 높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중국 상품에 일률적으로 관세율 60%를 적용하는 것을 고문들과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선 2018년 광범위한 품목의 중국 상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야기했다.

각종 세금 감면으로 미국 정부 재정이 악화할 수도 있다. 현재 미국의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99%에 육박한 상황이다. 미국 거시경제 전문가인 존 벨리스는 “트럼프의 세금 정책은 세입에 큰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재정 확대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의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안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로이터와 입소스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 41%가 오늘 미국 대선이 치러진다면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고, 39%는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여론조사에 참여한 유권자 20%는 두 후보를 선택하지 않거나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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