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왼쪽부터) 최고경영자(CEO), 존 지아난드레아 기계학습 AI 부문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 등 애플 수뇌부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본사인 애플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나란히 연단에 서 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구동하는 자사 기기 운영체제(OS)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본격 도입한다고 밝혔다. [AP] |
“떨리는 마음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
애플의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iOS 18, 아이패드OS 18, 맥OS 15에 통합된 AI 기능을 통칭한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자사 운영체제(OS)에 도입, 경쟁 빅테크 기업보다 1년이나 늦어진 ‘AI 시계’를 빠르게 돌린다는 계획이다.
기존 아이폰에서는 불가능했던 통화 녹음 기능도 도입했다. 오픈AI와 협력을 통해 음성AI 비서 ‘시리’에는 챗GPT를 심는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본사 애플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자체 AI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통화 녹음도 가능” 애플 첫 AI ‘애플 인텔리전스’=애플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쓰기 도구를 통해 글을 작성 및 재작성하거나 교정, 요약 등을 제공한다. 이메일 요약 등은 물론 이미지를 생성해 이용자가 필요할 때 관련성 높은 데이터를 검색하도록 도와준다.
그동안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없었던 통화 녹음이 가능해졌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이용자는 메모·전화 애플리케이션에서 오디오를 녹음, 전사, 요약 등을 할 수 있다. 단, 통화 중 녹음이 시작되면 당사자 모두에 녹음 사실이 알려진다.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는 이용자가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스케치 등 세 가지 스타일 중 하나를 골라 단 몇 초 만에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지인에게 재미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보낼 수 있다. 지인과 등산에 대해 이야기하면 목적지, 활동 등 이미지를 생성하는 식이다.
▶챗GPT 품은 ‘시리’…개인정보 보호 ‘관건’=이와 함께 애플은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시리에 챗GPT를 접목했다. 시리가 시스템 내부에서 이용자 요청을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외부 클라우드 챗GPT로 요청을 전달해 처리하는데, 이때에도 시리는 이용자의 동의를 묻는다.
눈에 띄는 점은 시리가 ‘대화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용자가 말 실수를 하더라도 맥락을 이해해 대화를 이어간다. 앱 내 화면 속 정보를 이해하고 필요한 동작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지인이 메시지를 통해 새 주소를 보낸 경우 “이 주소를 연락처 카드에 추가해줘”라고 말하면 된다.
아울러 애플은 챗GPT 활용에도 개인정보가 보호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챗GPT에 개인정보 보호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돼 이용자의 IP 주소가 가려지고, 오픈AI도 이용자 요청을 저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용자는 계정 생성 없이 챗GPT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고, 챗GPT 구독자의 경우에는 애플 기기에서 유료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고유의 방식을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사용자의 개인적인 상황, 맥락과 결합해 실로 유용한 인공지능 역량을 제공한다”며 “이용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개인 정보에 액세스할 때에도 개인정보와 보안에 만전을 기한다”고 설명했다.
▶진화한 iOS 18, 올 하반기 아이폰 16 시리즈 탑재=애플은 AI가 접목된 OS인 iOS 18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에 탑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아이폰 16 시리즈에서 AI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iOS 18에는 클라우드 기반인 챗GPT뿐만 아니라 온디바이스 형태로 구동되는 애플 인텔리전스도 함께 탑재된다.
페더리기 수석 부사장은 “iOS 18은 개인화된 옵션, 사진 앱 개편, 메시지 앱을 통해 소통을 이어가는 방법 등을 자랑하는 역대급 iOS”라며 “애플 인텔리전스를 처음 탑재한 iOS 18은 아이폰 사용 경험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이고, 모든 기능은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고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