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잘못 공개돼 2차 피해 생기지 않길”…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 피해자, 입 열었다

13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삶에서, 피해자의 눈으로,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잠깐 반짝하고 피해자에게 상처만 주고 끝나지 않길 바랍니다. 경찰·검찰에게서 2차 가해를 겪는 또 다른 피해자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길 바라요. 잘못된 정보와 알 수 없는 사람이 잘못 공개돼 2차 피해가 절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은 13일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입장문이 공개적으로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다만 직접 간담회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최근 일부 유튜버들이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밝히면서 사건은 20년 만에 재조명받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비판과 함께 잘못된 신상털기 논란 등이 일었다.

자매는 유튜버들이 가해자 신상 공개 영상을 올린 것에 대해 “피해자 동의, 보호 없는 이름 노출,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동을 삼가셨으면 좋겠다”며 “무분별한 추측으로 피해자를 상처받게 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또한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 ‘나락보관소’에 대해서는 “나락보관소의 영상은 피해 당사자가 알기 전 내려주기를 원했던 것”이라며 “피해자 남동생이 보낸 메일로 인해 오해가 있었지만 피해자와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가끔 죽고 싶을 때도 있고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미친 사람처럼 울 때도 있고, 멍하니 누워만 있을 때도 자주 있지만 이겨내 보도록 노력하겠다”며 “힘내라는 댓글과 응원에 조금은 힘이 나는 거 같다. 혼자가 아니란 걸 느꼈다. 잊지 않고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