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에서 북러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270여일 만에 또다시 만난다며 역사적인 상봉이 평양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평양에서 북러정상회담을 열고 북러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전통적인 조로(북러) 두 나라 친선협조관계가 새로운 전면적 발전의 주로에 확고히 들어선 괄목할 시기에 진행되는 푸틴 동지의 우리나라 방문은 세대와 세기를 이어오며 역사의 검증 속에서 다져진 조로관계의 전략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믿음직하게 추동하고 두 나라 인민들의 염원인 강국건설위업을 힘 있게 견인하는 중요한 행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러시아는 이미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킨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는 러시아가 한국과 맺고 있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외교관계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중국과는 ‘신시대 전면적·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표방하고 있다.
이번 북러정상회담은 각각 핵·탄도미사일 개발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제재와 비판 등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북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김민규 우석대 국방학과 교수는 “그동안 중국 쪽에 다소 치우쳐졌던 북한이 이번에 러시아로 조금 더 다가가는 구조의 이른바 균형외교, 양다리 외교의 일환”이라며 “북한으로서는 한국, 미국과 뭔가 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안됐고 중국과 러시아가 남은 상황인데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변수가 만들어지면서 러시아에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도 적지 않은 눈치다. 북한은 회담 전부터 ‘가장 귀한 벗’을 맞이하는 평양이 기쁨과 환희의 분위기에 휩싸여있다며 푸틴 대통령 환대 분위기를 조성했다.
러시아 언론도 푸틴 대통령 방북에 기대 섞인 보도를 쏟아냈다.
러시아 렌TV는 “두 나라는 전통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소련은 북한을 가장 먼저 인정한 뒤 한국전쟁에 참여했고 현재 러시아와 북한은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에너지와 의학, 농업, 무역, 금융, 관광 분야 협력 발전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북러정상회담 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선언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발전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방북 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된 ‘러시아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연대를 이어가는 친선과 협조의 전통’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우리는 공동의 노력으로 쌍무적 협조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올려세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무역 및 상호 결제체계 발전과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조치 공동 반대, 유라시아에서 평등하고 불가분리적인 안전구조 건설, 인도주의적인 협조 발전, 북러 고등교육 기관간 과학 활동 활성화, 상호 관광 여행·문화 및 교육·청년·체육 교류 활성화 등을 언급했다.
이 가운데 무역 및 상호 결제체계 발전은 북러가 국제사회의 금융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미국 중심의 금융시스템과 달러 기축통화 영향력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로 풀이돼 주목된다.
일각에선 북러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1961년 옛 소련과 북한의 ‘조소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에 포함됐다 1996년 기한 만료로 자동 폐기된 자동 군사개입과 유사한 형태의 합의를 내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북러가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부활시키기는 어렵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 교수는 “북러가 군사협력 차원에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얘기는 할 수 있겠지만 군사동맹까지 나간다는 해석은 무리”라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도 그렇지만 사회주의권 나라들은 정치이론상 자주국방이 중심인데다 북한은 과거부터 ‘블록(진영) 불가담’을 내세웠고 무엇보다 핵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가뜩이나 국제사회에서 북한과 러시아를 주목하고 있는데 북러가 군사동맹까지 맺는다면 고립이 더 심화될 것”이라며 “중국도 북한과 러시아 상대 외교전략을 완전히 바꿔야하기 때문에 북러가 자동 군사개입 등 무리한 선까지는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러시아의 북한 핵 용인 수위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북한은 전날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북한 정부와 인민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수군사작전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성원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자신들의 핵억제력에 확고한 지지를 표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에서 북러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270여일 만에 또다시 만난다며 역사적인 상봉이 평양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