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억 번다” 자랑한 경복궁 낙서범…돈 더 벌려다 정체 들통

경복궁 낙서를 사주한 강 씨[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해 연말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경복궁 낙서 사건'은 불법 영상 사이트 운영자가 홍보를 벌인 일로 드러났다. 이 사이트 운영으로 '한 달에 1억원을 번다'고 자랑한 그에 대해, 검찰은 범죄 수익을 추적해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조영희)는 '경복궁 낙서 사건'의 배후 강모(30) 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도주 등 혐의로 19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강 씨는 지난해 12월 고등학생 임모(17) 군에게 10만원을 주면서 경복궁과 국립고궁박물관, 서울경찰청 담벼락에 페인트로 불법 공유 사이트 이름을 낙서하도록 사주했다. 또 고등학생 김모(16) 양에게는 임 군과 범행 현장에 동행하고 홍보 효과 극대화를 위해 범행을 언론사에 제보하도록 했다. 두 학생도 불구속 기소됐다.

강 씨의 도주 혐의는 그가 검거된 뒤 경찰 수사 중 수갑을 풀고 도망치다 잡혀 추가된 것이다.

강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영화·드라마 등 불법 공유 사이트 방문자를 늘려 광고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텔레그램으로 낙서범을 모집했다.

낙서 테러를 당한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담장에 임시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연합]

강 씨는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 광고 배너를 1개월당 200만∼1000만원에 판매했는데 최근까지 약 5개월간 최소 1억원에서 수억원대에 이르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종업원에게 "한달에 1억원이 입금된다"며 수익을 과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씨는 불법 영상공유 사이트 2개뿐 아니라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포함한 음란물 공유 사이트 2개도 운영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 혐의 역시 재판에 넘겼다.

강 씨는 경복궁 낙서 배후에 '김 실장'이라는 인물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국가유산청이 문화재 복구 비용 약 1억3100만원을 강 씨 등으로부터 받아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강씨 일당의 불법 광고 수익을 추적해 환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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