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경찰청은 112신고 처리의 법적 근거를 담은 ‘112신고의 운영 및 처리에 관한 법률(이하 112신고처리법)’이 다음 달 3일 시행된다고 23일 밝혔다.
해당 법에 따라 112신고 처리 과정에서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대한 급박한 위해 발생의 우려가 있는 경우 그 위해를 방지하거나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경찰관은 긴급조치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경찰관은 타인의 토지·건물·물건의 일시사용·사용제한·처분을 하거나 긴급출입을 할 수 있고, 일정 구역 밖으로 피난 명령도 가능하다.
이때 정당한 사유 없이 경찰관의 긴급조치를 방해하거나 피난 명령을 위반한 경우 300만원 또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아울러 112신고 처리에 있어 공동대응 또는 협력이 필요한 경우 재난관리책임기관, 긴급구조기관 등에 이를 요청할 수 있다.
공동대응 또는 협력을 요청받은 관계기관은 신속하고 안전하게 위험 발생의 방지, 범죄의 예방·진압, 구호대상자의 구조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긴급조치, 피난명령과 관계기관 간 공동대응·협력 규정은 호우·태풍 등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실효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112신고처리법은 범죄나 각종 사건·사고 등 위급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 외의 다른 목적으로 112신고를 하거나 이를 거짓으로 꾸며 112신고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했다.
현재 112에 거짓신고를 하면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형사 처벌되거나 경범죄처벌법상 거짓신고죄로 벌금 등 처분을 받는다.
이에 더해 112신고처리법상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게 돼 연간 5천여건에 달하는 거짓신고로 인한 경찰력 낭비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경찰은 기대했다.
김성희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112신고처리법 시행으로 경찰관이 112신고 처리 과정에서 당당한 법 집행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재난 상황에서 적극적인 경찰 활동을 통해 위해를 막고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