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서 쓰러진 14세 소년, ‘새 생명’ 주고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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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싱가포르 학교 운동장에서 체력 테스트 도중 쓰러졌다 세상을 떠난 14세 소년이 3명의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나 감동을 주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2일 싱가포르 북부 우드랜즈 중학교에서 체력 테스트로 2.4㎞ 달리기를 하던 이 학교 학생 루쉰정이 쓰러졌다.

루쉰정은 즉시 인근 아동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지만 혼수상태에 빠졌고 코마 상태가 3주 이상 이어졌다. 회계사인 어머니 쑤옌펀의 헌신적인 간호에도 불구하고 코마 상태가 24일 간 이어지자 의료진은 루에게 뇌사 판정을 내렸다.

쑤는 인터뷰에서 “의사들은 루쉰정이 격렬한 운동을 하면서 부정맥을 일으켰고 이것이 심부전으로 이어져 혼수상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며 “우리 가족은 그런 병을 앓은 적이 없었고 아들도 심장 질환을 호소한 적이 없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루의 아버지가 이미 간암으로 지난 2022년 세상을 떠났다는 점이다. 부부가 아들들의 교육을 위해 싱가포르로 이주한지 5년 만이다. 게다가 쑤는 지난해 10월 온라인 사기까지 당해 남편이 남긴 보험금과 저축까지 모두 날렸다.

남편에 이어 아들까지 순식간에 잃은 쑤는 아들의 장기를 기증하는 결단을 내렸다. “처음에는 아들이 더이상 고통을 받기 원하지 않았지만 병원 직원으로부터 400명 이상의 환자가 이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항상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다던 아들의 평소 말이 떠올랐다”고 쑤는 말했다.

쑤가 아들의 장기기증 서류에 서명한 날 30명의 친척과 친구들이 루에게 작별을 고하기 위해 병원에 모였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루는 각막과 간, 신장, 췌장, 피부 등을 최소 3명의 환자에게 남기고 하늘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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