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북한의 전날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도 불구하고 당장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25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대북 확성기 방송은 현재까지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동형 확성기 차량 및 장비의 운용을 점검하는 훈련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군은 북한의 다섯 번째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도 불구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5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대북 확성기 방송은 현재까지 실시하지 않았다”고 공지했다.
합참은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은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의 추후 행동 여하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언제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합참은 “군이 방송할 준비는 항상 돼있다”며 “군은 전략적, 작전적 상황을 고려해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것은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면서 “군은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도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군 대북 확성기 방송은 즉각 시행할 준비가 돼있다”며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고 임무가 부여되면 즉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은 최전방 24곳에 설치된 고정식과 16대의 이동식 장비 등의 설치를 모두 마치고 언제든 대북 심리전 방송을 시행할 수 있는 채비를 마친 상태다.
북한은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350여개의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으며 이 가운데 100여개는 서울과 경기북부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종이류 쓰레기로 안전 위해물질은 없었다.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여부를 놓고 신중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일단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즉각 대응하기보다는 일단 상황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기류다.
북한의 이번 오물풍선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뒤 예견된 수순이었고, 대북 확성기 방송이 과거 핵실험과 천안함·목함지뢰 도발 등 상대적으로 북한의 대형 도발에 대응한 치명적인 수단이라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에 반발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조준사격에 나서자 우리 군도 경계태세를 격상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미일이 이번 주 미 해군의 10만t급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CVN-71)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를 실시하고, 이와 별도로 우리 군 자체적으로도 조만간 서북도서 일대에서 K9 자주포 실사격 훈련과 다연장로켓(MLRS) K239 천무 실사격 훈련을 계획중이라는 점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서두르지 않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오물풍선과 무관하게 이미 계획된 훈련들이지만 대북 경고메시지가 담길 수밖에 없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실시 여부를 군사적 훈련 등을 감안해 판단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런 것들도 같이 고려해도 나쁜 판단은 아닌 것 같다”고 답변했다.
전 대변인은 또 “합참과 협의 하에 확성기 방송에 대한 여러 가지 전략적·작전적 대응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그 결정에 따라 합참이 필요한 행동적인 절차를 이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