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미국 대선 첫 TV토론에서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 진보진영에서는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미 언론은 아내 질 바이든 여사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만약 바이든이 후보 사퇴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더 젊은 후보가 자신을 대신하도록 한다면 그 결정에 도달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대통령 본인을 제외하면 대통령 부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오랜 정치 인생에서 어쩌면 최악일 수 있는 순간을 겪은 바이든의 마지막 대선 도전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것은 늘 그녀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의 주요 후원자 중 한명인 존 모건도 “질의 목소리가 최종적이고 가장 중요하다. 그녀는 바이든을 알고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그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 대부분 큰 결정은 결국 밸러리(바이든의 여동생)와 질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다만 질 바이든 여사는 “내 남편이 할 줄 아는 것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라며 “그는 맞고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며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라며 완주 의사를 보였다.
바이든은 이후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을 방문해 맨해튼 센터에서 유권자들을 상대로 선거 유세를 했다.
바이든은 유세에서 비판이 나오는 지점을 언급했다. 바이든은 1970년대 29살의 나이로 델라웨어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나는 역사상 두 번째로 젊은 상원의원이었다”며 “그때만 해도 ‘너무 어리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제는 너무 늙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륜을 강조했다. 바이든은 “나는 진실을 말하는 법을 알고 있다.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안다. 나는 이 직무(대통령)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솔직히 말해 내가 대통령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면 나는 대선에 다시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의 대항마로 자신을 꼽았다. 바이든은 “트럼프는 이 나라(미국)에 진정한 위협”이라며 “우리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며, 문자 그대로 우리 국민이 지지하는 모든 것에 대한 위협”이라고 날을 세웠다.
오는 2026년이 미국 독립 선언 250주년이란 점을 강조하며 “그 시점에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독립선언서 내용을 무시하도록 내버려둔다면 나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서 선택은 아주 간단하다. 트럼프는 우리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이지만 나는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도 전날 남편과 동행하며 ‘투표(Vote)’라는 단어로 도배된 원피스를 입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