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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LA) 지역이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할리우드가 있어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최근들어 젊은층이 감당하기 힘든 비싼 집값에 이민자가 줄어들고 출산율이 감소하는 등 인구통계학적인 변동 탓에 주민의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있다고 최근 LA타임스가 전했다.
LA카운티의 평균 연령은 2012년 34.8세에서 2022년 37.4세로 10년 새 2.6살 많아졌다. 이같은 연령 증가율은 미 전국의 고령화율보다 50% 이상 높다. 10년 동안 10세 미만 아동의 수는 20%,10~19세 사이는 14% 각각 감소했다.하지만 60대는 32%늘었고, 70대는 무려 4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는 임대료와 주택 및 콘도 비용이 크게 올라 미국에서 가장 집값이 높은 곳이라는 사실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주택을 갖고 싶어하는 청년들은 LA와 해변이 있는 사우스베이 지역이나 오렌지 카운티 같은 지역에 주택을 마련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겨 다른 곳으로 떠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젊은 층은 도심에 거주하고 노년층은 외곽에 더 많이 살지만 주택 부족으로 젊은이들이 외곽 지역으로 밀려나면서 도심지역에서 청년층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USC의 인구통계학과 도웰 마이어스 교수는 지적했다.
아울러 수십 년 전에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살던 주택에 훨씬 더 오래 거주하는데다 비싼 집값 때문에 이른바 ‘새집으로 갈아타기’도 어렵다. 결국 주택 공급이 줄어들고 가격은 더욱 상승하는 악순환을 보이고 있다.
마이어스 교수는 “20대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중요한 연령층의 인구”라며 “전국적으로 20대 인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캘리포니아는 제한된 수의 잠재적 신규 거주자를 놓고 주택 가격이 훨씬 낮은 다른 주와 경쟁해야 한다.하지만 주택 가격 때문에 한번 떠난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추세가 “미래에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 비즈니스 협의회 연구소가 LA타임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임차인과 35세 미만 인구의 거의 70%이상이 LA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를 고려한 적이 있는 반면 주택 소유자의 37%와 65세 이상 인구의 26%는 이주를 고려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인구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에 다른 주에서 이주한 비율은 11%에 불과하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을 뿐 아니라 전국 평균인 20%보다 훨씬 낮다.
인구조사에 따르면 2022~2023년에도 여전히 26만 명이 캘리포니아를 떠나 다른 주로 이주했다.
낮은 출산율은 보다 큰 문제다. 상대적으로 은퇴자가 많아지는데 이들을 돌봐야할 새로운 노동인구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출생률은 1957년 1,000명당 25명에 육박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데서 2021년에는 1,000명당 11명 미만으로 떨어져 10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여성은 2008년 조사에서 평생 2.15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2022년에는 여성 1인당 1.52명으로 급감, 전국에서 8번째로 낮은 출산율을 기록했다. 그 결과는 무엇보다 학교의 학생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한 교육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등록 학생 수는 2018~2019년 150만 명에서 2022~2023년 136만 5천 명으로 10% 감소했다.가장 큰 원인은 일가족들이 타주를 포함한 더 저렴한 지역으로 이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택 및 경제성 위기로 인해 많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아이를 갖기 전에 두 번 생각하게 되면서 인구 문제는 곧 사라질 것 같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이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