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채상병 특검법 밤샘 대치 “탄핵 교두보” VS “공부 좀 해”

여야가 채상병 특검법 표결을 앞두고 극한의 ‘밤샘 대치’를 펼쳤다.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법의 본회의 상정에 반발해 3일 오후부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필리버스터 종결동의건’을 제출하며 맞불을 놨다. 필리버스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야 의원은 감정 섞인 발언을 주고받으며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오후 필리버스터가 끝나면 채상병 특검법을 표결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오후 3시 39분에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3시 45분에 종료될 전망이다. 전날 필리버스트가 시작되고 6분 뒤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종결동의’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이 서명으로 종결동의건을 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고, 24시간 뒤에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종료된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 탄핵의 교두보”라고 비판했다. 4시간 18분 간 단상을 지키며 토론을 이어간 유 의원은 “민주당이 셀프 추천권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특별검사 임명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해 헌법상 삼권분립의 원칙을 위배한다”고 말했다.

발언 중에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치자, 유 의원은 “서영교 의원이 부끄러워하라. 공부 좀 하라 공부 좀”이라고 맞받았다. 유 의원의 반대토론이 4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일부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착석한 채로 조는 모습도 포착됐다.

유 의원 다음으로 단상에 선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56분간 특검법안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은) 공수처 수사 중에 특검법을 통과시키려는 것 자체가 정쟁에 목적이 있다고 하는데, 공수처는 작은기관이기 때문에 수사 의지가 있어도 수사 자체가 원활하지는 않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추천한 공수처장 후보가 직접 인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이런 건 좀 공부를 해주셔야 한다”며 “그래야 틀린 말씀을 안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두번째 주자로는 대통령실 출신의 초선 주진우 의원이 나섰다. 주 의원은 “그동안 대통령실이나 정부는 ‘수사 가이드’ 논란이 제기될까봐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 언급 삼가왔다”며 “그러다보니까 국민께서 ‘박 단장은 수사를 무조건 잘했다’는 민주당의 프레임에 갇혀서, 이 사안을 그쪽의 시각에서만 바라보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이 발언 중에 ‘대장동 비리 수사’와 민주당 인사들의 ‘입건 조사’를 가정해 언급하자 민주당 측에서는 즉각 사과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특히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연단 앞으로 나와 항의하며 주호영 국회부의장과도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무제한 토론에서 제 생각에 공감하지 않으면 안 듣고 나가면 된다”며 “발언을 방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속 (민주당 의원들이)고함을 쳐서 온전히 말을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강조하겠다”며 “안전 사고에 대한 방지책 마련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과 함께 군 수사권과 관련해 지휘체계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같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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