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기 위해 대리기사와 말을 맞춰 경찰을 속이려 한 20대가 검찰의 기지로 재판에 넘겨졌다.
4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3부(부장 이승희)는 범인도피교사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20대 A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60대 대리운전 기사 B씨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22일 경기도 모처에서 '이상하게 운전하는 차량이 있다, 음주운전을 한 것 같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적발 당시 A씨는 정차한 차량에서 운전석에 앉아있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차량이 정차하기 전까지는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을 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B씨 역시 '내가 운전한 게 맞다'고 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사건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건의 재수사를 경찰에 요청했다. 재수사 결과 A씨가 음주운전에 적발될 당시 B씨는 현장에 없었으며, 음주운전 적발 이후 부른 대리기사 B씨에게 허위진술을 부탁했던 정황 등이 드러났다.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통신자료와 대리기사 호출내역 등을 분석, 범인도피 및 범인도피교사죄까지 추가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들의 진술 사이에 모순이 있는 점에 착안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면서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향후에도 형사사법질서를 저해하는 '사법방해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