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 수요 급증에…MS, 6년간 50만톤 탄소제거 계약

마이크로소프트.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대형 석유회사 옥시덴탈 페트롤리엄과 수억달러 규모의 탄소 신용 거래를 체결했다.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가로 늘어난 탄소 배출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의 자회사 1포인트파이브는 마이크로소프트에 6년동안 50만t 규모의 탄소 제거(CDR) 크레딧을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탄소 제거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속적으로 저장하는 기술의 포괄적 용어다.

1포인트파이브 측은 구체적인 거래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번 거래가 빅테크 기업들과 체결한 계약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했다.

MS의 탄소 제거 크레딧은 1포인트파이브의 첫 번째 탄소직접포집(DAC) 플랜트인 스트라토스(Stratos)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으로부터 5억5000달러(약 7618억6000만 원)의 투자를 받았다.

1포인트파이브의 사장 겸 총괄 책임자 마이클 에이버리는 “MS가 자사의 넷제로 목표 실현을 위해 1포인트파이브의 DAC 기술을 이용했다”며 “감축이 어려운 부문의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DAC 기술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1포인트파이브는 탄소 포집 등 탈탄소화 기술을 기업들에 배포하는데 주력하는 업체로, 오는 2050년까지 기온 상승을 1.5°C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번 거래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확장에 따른 에너지 배출량의 급격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MS는 데이터센터를 늘리기 시작하면서 자사의 탄소 배출량이 2020년 이후 3분의 1 정도 증가했다고 지난 5월 밝힌 바 있다. 구글 역시 AI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자사의 배출량이 2019년 이후 거의 절반 수준 증가했다고 했다.

MS는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고 지난 2020년 밝힌 바 있다. 탄소 네거티브는 지금까지 배출한 탄소 제거와 대기 중에 있는 더 많은 탄소까지 모두 제거하겠다는 뜻이다. 구글 역시 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를 100% 무탄소 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목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에서 포집하는 기술이 너무 비싼 것과 더불어 현재까지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 포집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에 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탄소배출권이 철강 제조업 등 탄소를 제거하기 어려운 특정 산업 공정에서 만 사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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