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과천=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과거 연예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좌파와 우파로 편가르기하며 혐오를 부추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MBC에 따르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2022년 12월 한 원외 보수정당 행사에서 강연을 하던 중 영화 작품과 연예인들을 좌파와 우파로 구분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띄웠다. 그러면서 "문화 권력도 좌파 쪽으로 돼 있죠? 이거 보면은 기가 막힙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띄운 자료 상의 구분법에 따르면, 영화 '베테랑', '택시운전자', '암살', '변호인', '설국열차', '기생충', '공동경비구역 JSA', '웰컴 투 동막골', '괴물'은 좌파 영화고, '국제시장', '태극기 휘날리며', '인천상륙작전', '연평해전'은 우파 영화다.
이 후보자는 "좌파 성향의 영화를 만들면 히트친다. 이렇게 많다. 그것이 알게 모르게 우리 몸에 DNA에 스며든다. 우파 영화는 요렇게 뿐이…좌파가 몇십 배 더 많다"라고 말했다. 다만 어떤 근거로 해당 영화들을 좌우로 나누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MBC 캡처] |
그는 또 연예인 김제동, 김미화, 강성범, 노정렬, 정우성, 권해효, 안치환, 김규리, 문소리는 좌파로, 나훈아, 김흥국, 소유진, 강원래, 설운도는 우파로 구분했다.
배우 정우성은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인 '그날 바다'의 내레이션을, 배우 권해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한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의 내레이션을 맡았다는 이유가 붙었고, 개그맨 강성범과 노정렬은 '조국 수호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다. 또 배우 김규리는 이명박 정부 당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발언을 한 점, 배우 문소리는 이태원 참사 당시 희생된 동료를 추모하는 발언을 한 점이 이유로 적혔다. 나머지 다른 연예인들을 좌우로 가른 것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에도 전두환 신군부의 쿠데타 막후를 파헤친 영화 '서울의 봄'을 "좌파의 역사 공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