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연합]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아워홈이 오너가 장녀인 구미현씨가 새 대표로 선임된 이후 막내 동생인 구지은 전 대표가 추진한 신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아워홈이 구지은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회사와의 약 40억원 규모 기술 투자 철수를 검토 중이다. 양사는 AI 메뉴 개발을 위한 AI엔진을 제작하기 위해 업무 협약을 맺었었다.
또한, 서울 역삼동 빌딩을 리뉴얼해 회사 브랜드 체험공간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워홈은 공간 설치를 위해 선정했던 설계사와의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업은 모두 구 전 대표 시절 추진했던 사안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해당 사업들은 사업성과 효율성을 우선해 향후 방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인사에서도 구 전 대표 지우기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달 이영표 경영총괄사장은 취임 인사말을 통해 “회사 안정과 경영진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임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경영진 교체 때마다 시행했던 대대적인 조직개편은 시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조직개편 대신 구 전 대표가 영입한 임원들을 대상으로 일부 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은 이달 초 진원재 인적자원(HR)본부장을 직책 해임했다. 진 본부장은 구지은 전 대표 시절 아워홈에 입사한 인물이다. 급식사업부에선 임원급인 사업부장 3명이 모두 수석 또는 담당급으로 강등됐다.
아워홈 관계자는 “일부 소명이 필요한 사안이 발견돼 한시적으로 대기 발령을 내리거나 조직 체계를 우선시해 직급을 일부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구지은 전 대표는 지난 4월 17일 아워홈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이사회에서 퇴출됐다. 재선임에 실패한 구 전 대표의 임기는 지난달 3일 종료됐다. 이후 언니인 구미현씨가 아워홈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