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에 대한 한국인의 흔한 오해 [식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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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고사리는 남성 활력을 떨어뜨린다는 오해를 받는 대표 식재료다.

원인으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된다. 고사리가 마음 안정 등에 좋아 절에서 자주 먹다 보니 이런 오해가 생겼다는 주장이 있다. 또 당나라 시대에 편찬된 ‘식료본초’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이 책에는 고사리 부작용으로 ‘다리에 힘이 빠져 보행에 어려움이 있고, 양기를 빼앗기도 한다’고 적혀 있다.

영양학자들에 따르면 다리에 힘이 빠질 가능성은 날고사리를 먹었을 때만 해당된다. 날고사리에는 티아민(비타민 B1) 분해효소가 있어 과다 섭취할 경우 이런 증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고사리는 ‘산에서 나는 소고기’로 불릴 정도로 영양소가 가득한 산나물이다. 식이섬유는 물론, 칼륨과 구리, 망간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고사리(생것) 100g당 칼륨은 305㎎ 들어있다. 칼륨이 많기로 유명한 바나나(생것·100g)의 355㎎ 함량과 비슷하다. 칼륨이 많은 고사리는 우리 몸의 나트륨 배출이나 붓기 제거에도 좋다.

또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고사리는 피부 점막을 보호해 피부 미용에 이로우며, 콜레스테롤 감소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한국식품과학회지에 실린 국내 연구에서는 고지방 식이를 제공한 실험동물에 고사리 추출물을 투여하자,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됐다. 이와 동시에 공복혈당이 이전보다 낮아져 혈당 조절에도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고사리에는 캠페롤(kaempferol) 등과 같은 플라보노이드류와 폴리페놀 화합물이 들어있어 혈당 상승이나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입과 손질 과정에선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고사리 구입 시에는 중국산과의 구별이 필요하다. 국산 고사리는 줄기가 짧고 윗부분에 잎이 많다. 색깔은 연한 갈색에 털도 적으며, 향도 강하다. 반면 중국산은 줄기가 길면서 윗부분에 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진한 갈색에 털이 많고 향도 약하다.

조리 시에는 고사리의 독성과 쓴맛을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생것과 말린 고사리 모두 데친 후 물에 불려야 쓴맛을 제거할 수 있다. 생고사리를 삶을 때는 끓는 물에 소금을 살짝 넣고 삶는다. 충분히 익으면 불을 끄고 30분 정도 두었다가 찬물로 물을 갈아주고 반나절 담가둔다. 말린 고사리는 한 시간 정도 물에 불린 후 끓는 물에 삶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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