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둔화에 허리띠 졸라매지만…여행 지출은 늘린다?

11일 중국 베이징 중심업무지구 스카이라인 앞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경기 둔화로 중국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여행 지출은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계적 시장조사기관 민텔이 18~59세 사이의 중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여행과 휴일에 지출하는 비용이 음식과 의류에 쓰는 비용보다 더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가처분 소득 11개 항목에서 여행이 1위를 차지했고, 투자와 자산 관리가 그 뒤를 이었다.

중국 소비자들은 앞으로 1년 안에 여행, 음식, 의류 품목에 더 많은 소비를 하겠다고 말한 반면 엔터테인먼트, 전자기기 등에 소비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정톈화 민텔 분석가는 중국 관광 당국이 발표한 수치를 보고 “올해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의 공휴일 평균 지출액은 지난해 전체 수준보다 증가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는 낮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가격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호텔들이 가격을 올리기가 어려워 1인당 관광 지출액이 회복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SCMP는 “중국 경제는 팬데믹 여파로 회복되지 못하고 둔화하고 있다”며 “중국 여행객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유명 관광지보다 덜 알려지고 저렴한 지역을 여행지로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소비 심리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중국의 5월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한 19조5000억위안(약 3700조원)을 기록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6월 소매판매 수치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대외 교역이 급감하고 부동산 부문과 인프라 투자가 감소하면서 향후 중국의 경제 성장에는 내수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상 높은 수준이던 중국의 저축률도 줄어들고 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4월까지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의 85%가 매달 돈을 저축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9년 5월 최고치인 92%보다 낮아진 수치다.

민텔의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 신뢰는 지난 1년 동안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천천히 회복세에 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지정학적 위험의 심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 거시적 추세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반면, 중국의 전반적인 경제·고용 상황과 사회 보장 정책의 변화는 소비자들의 심리에 더욱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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