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영유권을 가진 줄리안 펠리페 암초로 알려진 휘선 암초에 중국 어선들이 무단으로 정박해 있다. [AP] |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국제상설중재재판소 판결에도 남중국해 대부분이 자신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유럽연합(EU)는 현지시간 12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모든 당사자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2016년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필리핀과 중국의 분쟁에 필리핀의 손을 들어준 PCA의 판결을 여전히 불복하며 국제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을 비판한 것이다.
EU는 “2016년 판결은 소송 당사자들에게 법적 구속력이 있다”며 “평화와 안보 유지와 강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별도 성명에서 “분쟁 해역내 중국의 행동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중국이 2016년 판결을 준수하고 위험하고 불안정한 행위를 중단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필리핀 선박과 군인에 대한 공격은 중국이 국제법과 필리핀 국민의 안전, 생계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왔다. 인구 숫자에 따라 영해 기준선도 달라져야 하며, 과거 중국 사람이 이곳을 지나갔다는 역사 기록이 중국의 영해 주장 근거다. 이에 필리핀은 PCA에 소송을 제기해 2016년 중국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얻어냈다.
이날 EU와 미국 측 성명은 2016년 7월 12일 최종 판결 8주년을 기념해 나왔다. EU 27개 회원국과 미국 외에 일본과 호주 등도 중국에 판결 준수를 촉구했다.
한편 중국은 EU 성명과 관련해 “2016년 판결은 본질적으로 정치적 희극”이라며 “필리핀은 미국과 서방국의 함정에 빠졌고 몇몇 반중 국가들의 도구가 됐다”고 주장했다.
필리핀과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 주변에서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을 가하는 등 자주 충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