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직원이 환태평양훈련(RIMPAC) 기간 참석자에게 비궁을 소개하고 있다. [LIG넥스원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LIG넥스원은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해역에서 진행한 해외비교시험(FCT)에서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이 최종 시험발사에서 6발 모두 표적을 명중했다고 15일 밝혔다.

FCT는 미국 국방부가 전세계 동맹국 방산 기업이 가진 우수 기술을 평가, 미국이 추진하는 개발 및 획득 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환태평양훈련(RIMPAC) 기간 중 이뤄진 이번 실사는 한미 해군이 수립한 무인화 기반 미래 작전개념의 실사 시나리오대로 진행됐다. 한국과 미국을 통틀어 ‘무인 표적-공중 무인기 탐지-위성통신-무인수상정 탑재 유도로켓 발사’ 등 전 과정에 무인화 개념을 적용한 최초의 사례라고 LIG넥스원은 설명했다.

2016년 국내 해병대에 전력화 된 비궁은 북한의 공기부양정 등을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유도무기이다. 2019년 미국 FCT 프로그램 대상 무기체계로 지정된 이후 이번 최종 시험까지 단 한발의 오차도 없는 명중률을 기록했다.

2019년 최초 진행된 FCT 1차 시험은 유도탄 성능 검증 위주로 진행됐다. 2020년부터는 미군 요구에 맞춘 소형 함정용 발사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진행된 FCT 2차 사업은 총 4단계로 나눠, 한국과 미국 키웨스트, 샌디에고, 하와이에서 각각 이뤄졌다.

LIG넥스원은 FCT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미국 해군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켰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FCT는 미국이 보유하지 않은 새로운 무기체계를 시험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미 해군의 요구 난이도가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FCT 사격시험에서는 리사 프란체티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직접 방문해 “한미가 공동으로 차세대 무기체계를 준비하고 훈련한다는 것은 양국에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LIG넥스원 제공]

LIG넥스원은 미국과 비궁 수출 계약 체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성사될 시 대한민국 유도무기 최초 미국 수출 기록이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해군과 소요제기(군이 필요한 무기를 요청하는 행위) 활동에 착수, 미국 해군이 검토 중인 무인화 운용개념에 발맞춰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계약까지는 미 해군 소요 제기, 예산 확보, 계약 등의 단계가 남아있다.

LIG넥스원은 각국의 안보 환경에 맞는 다양한 플랫폼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중동에서 수출 관련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무인수상정의 임무작전 수행간 민첩성을 높일 수 있도록 표준화·모듈화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방위산업 불모지였던 나라에서 약 반세기 만에 미국에 유도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자주국방 실현과 K방산의 성장을 향한 우리 정부와 군, 기관, 업계의 노력과 염원이 모아진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