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후 완전히 달라진 트럼프, ‘대통합’ 강조 …확 바뀐 선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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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피신하던 중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 [AP]

[헤럴드경제]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라는 초대형 사건이 두 후보 진영의 선거전략에도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상대 후보를 헐뜯으며 네거티브 전략을 폈던 양측은 전면적인 궤도수정에 들어갔다.

1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노린 암살 시도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선거 전략 조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이번 암살 시도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부터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전할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총격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총격범과 폭력을 규탄하면서 “지금 이순간 우리가 통합해 강인하고 결단력 있는 진정한 미국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적었다.

그는 그로부터 몇 시간 뒤에도 “미국을 통합하라!(UNITE AMERICA!)”는 게시글을 올렸다. 그간 상대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을 일삼던 것과는 달리 ‘통합’을 거듭 강조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이러한 통합의 메시지를 준비할 것을 주문해 선거팀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이날 보도된 보수 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전대를 위해 미리 준비했던 연설문을 다시 썼다고 밝히며 기존 네거티브 선거 전략의 변화를 예고했다. 바이든 행정부 비판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기존 원고는 버렸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연설이 “역사의 요구에 부합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기회”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밀워키 전당대회에서 국가 통합을 이야기한다면 1981년 워싱턴 DC에서 암살 시도로 총상을 입은 뒤 회복해 힘을 보여줬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연상시킬 것이라고 워싱턴이그재미너는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화했다는 한 소식통은 WP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발생한 일에 대해 거의 “영적(spritual)”인 상태라며 “그는 자신이 신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벌어진 일을) 믿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공화당 측이 이번 전대 연설자들의 발언 수위를 “더 높이는 것이 아닌 낮추기를 원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던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연설자 명단에 포함된 것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사건 이후로 보이는 ‘통합 행보’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캠프 측도 총격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선거 광고를 중단하는 등 비방전에서 정책 선거 쪽으로 대대적인 선거 전략 수정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이 총격 이후 대국민 연설에서 “통합은 가장 달성하기 힘든 목표지만 지금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WP는 이번 총격 사건이 바이든 대통령을 정치적 폭력에 대해 경고해 온 현직 대통령과 그 폭력의 대상이 된 이와 경쟁해야 하는 대선 후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아넣었다고 짚었다.

다만 이번 주에 공화당 전대가 열리는 만큼 바이든 캠프 역시 주 후반이 되면 다시 선거 운동을 재개할 수 있다면서 바이든 팀이 “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이번에 열리는 공화당 전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이는 태도에 따라 이번 대선 선거 운동의 기조와 분위기가 얼마만큼 바뀔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도 이번 총격의 여파가 정치적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면서 확실한 것은 총격 이후 미국이 정치에서 증가하고 있는 폭력의 추악함에 새롭게 맞서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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