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퇴 후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민주당 전당대회(DNC)가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유력 대체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당 안팎에서 지지를 얻어야 한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에게 쏠린 선거 자금을 어떻게 옮길 지도 과제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이 후보에게 사퇴하면 민주당 고위층은 새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그에 대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기에 부통령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도CNN에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에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면, 최근에는 ‘해리스를 내세우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로 어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18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예트빌의 웨스트오버 고등학교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
교체 후보 지명이 간단한 건 아니다. 현직 대통령이 사퇴하는 상황의 경우 부통령이 ‘자동 승진’하지만 선거 후보는 처음부터 다시 후보를 선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다음달 19일 미국 시카고에서 예정된 전당대회 전에 화상으로 대의원 호명 투표를 진행해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할 계획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당대회에서 진행되는 대의원 투표라는 공식 선출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사퇴하면 전당대회에서 해리스가 대의원 투표에서 지지를 얻어야 한다. 현재 4600여 명의 전당대회 참가 각주 대의원들은 민주당 당규에 따라 대부분 바이든 지지 투표를 할 의무가 있다. 바이든이 대선 후보를 포기하면 해당 규정은 삭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2024년 공화당 전당대회에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16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경제 관련 연설을 한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 |
WP는 “대부분 민주당 지지자들은 해리스가 유력 교체 후보라 말하지만 대의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를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다”며 “만약 표가 몰리지 않으면 민주당은 1968년 이래로 처음으로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1968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인 로버트 케네디가 총격 사건으로 사망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대체 후보인 휴버트 험프리를 두고 지지층과 반대층이 대립하는 최악의 상황에 당면했다. 우여곡절 끝에 험프리가 후보로 지명됐으나 결국 공화당 리처드 닉슨이 대통령이 됐다.
해리스 부통령이 큰 무리 없이 지명된다 해도 남은 문제도 있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모은 막대한 선거 자금을 해리스에게 줄 수 있는지도 과제로 남는다. 바이든이 선거자금 계좌를 통째로 넘기는 안이 있으나 공화당 쪽에서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WP에 따르면 공화당 측 변호사는 “계좌를 넘기는 것이 법적으로 검토된 사안은 아니다”고 지적했다.